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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 작품 통해 세대 간 소통 기대”

입력 : 2014-09-16 21:56:14 수정 : 2014-09-16 21:5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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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세대 일러스트레이터 홍성찬 작품전 “이 행사를 끝으로 더는 기회가 없을 것 같군요. 저 때문에 멀리서 와준 친구들과 젊은 아우들, 참 고맙습니다.”

홍성찬 작가(왼쪽)가 16일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에서 개막한 ‘홍성찬 아카이브 특별전’에 참석해 자신이 예전에 그린 그림들을 살펴보고 있다.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제공
16일 오후 서울 역삼동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2층 전시실. 올해 85세인 노화백의 인사에 장내가 숙연해졌다. 국내 일러스트레이터 1세대를 대표하는 홍성찬 작가를 기리는 ‘홍성찬 아카이브 원화전’이 이날 조촐한 개막식을 가졌다. 홍 작가가 지난 60년간 각종 소설과 어린이책에 그려 넣은 그림 300여점을 원화로 만날 수 있는 기회다.

1929년 서울에서 태어나 1955년부터 작품 활동을 시작한 홍 작가는 그동안 한수산, 조풍연 등 숱한 문인들의 글에 삽화를 그려 넣었다. 어린이, 그리고 우리 것을 특히 사랑한 그는 한국사를 아동들에게 쉽게 설명하는 그림책 작업에 매달렸다. 단군, 세종대왕, 이순신, 허준, 정약용, 김정호, 김홍도 등 한국사의 대표적 영웅들이 그의 붓끝에서 생명력 넘치는 모습으로 재탄생했다. 한때 하루 9시간 작업할 만큼 열정적이었던 그도 세월의 무게를 비켜 가진 못했다.

“변변찮은 작품을 내놓고 이렇게 모시려니 뻔뻔하네요. 미안한 점이 많습니다. 이제 작업하기도 쉽지가 않아요. 그만 쉴 때가 됐습니다.”

비록 거동이 불편해 휠체어에 의존해야 하지만 목소리는 아직 쩌렁쩌렁했다. 홍 작가는 “원래 눌변이라 말을 잘 못한다”며 “본 모습이 드러날까봐 그만하겠다”고 인사를 끝냈다. 그와 교우한 출판사 편집자들과 손녀뻘의 까마득한 후배 작가들이 뜨거운 박수로 응원했다.

전시회를 주최한 여위숙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장은 “요즘 우리 사회에 세대 간 소통이 부족하다고 하는데, 도서관을 찾는 가족들한테 이 전시회가 좋은 소통의 공간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시회는 11월14일까지 약 1개월 동안 열리며 관람료는 없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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