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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귀명분 제공… 박영선, 극적 회군

입력 : 2014-09-17 01:03:16 수정 : 2014-09-17 01:5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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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전수조사 실시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 겸 원내대표의 거취를 둘러싼 내분 사태가 16일 봉합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박 위원장이 이날 탈당이라는 극단적 카드를 접고 당 복귀 결심을 굳힌데는 ‘의원 전수조사’라는 수습책과 중진 의원들의 적극적 설득이라는 양동 작전이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새정치연합이 박 위원장 탈당 만류를 위한 전방위적 움직임을 보인 것은 어떻게 해서든 박 위원장에게 ‘퇴로’를 만들어줘야한다는 판단에서다. 탈당 시사 발언까지 한 박 위원장이 17일 거취와 관련한 입장 표명을 예고한 상태에서 결심을 바꿀 계기를 당이 제시하지 않는다면 최악의 상황을 맞을 수 있다는 위기의식도 강했다. 비상대권을 쥔 사실상의 ‘당수’가 당을 나가는 초유의 파국만은 막아야 한다는 공감대가 급속히 확산된 배경이다.

당이 팔을 걷어부치자 분위기가 반전됐다. 이날 오전부터 박 위원장 심경에 변화가 감지되기 시작했다는 얘기가 나왔다. 박 위원장은 이날 사흘째 ‘칩거’를 이어갔지만, 휴대전화 전원을 다시 켜고 일부 의원과 자신의 거취 및 후임 비대위원장 인선 문제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박 위원장과 통화한 인사들은 “박 위원장이 누그러진 것 같다”, “기류변화가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박 위원장이 마음을 돌리는데는 동교동계 좌장인 권노갑 고문과 김원기 전 국회의장 등 당 원로들도 한몫했다는 후문이다. 이들은 박 위원장에게 “박영선도, 당도 큰 일 난다. 탈당은 절대 안 된다”고 강하게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 고문은 앞서 박 위원장 남편에게도 전화를 걸었다고 한다. 이들 두 고문과 이부영, 정대철 고문 등은 지난 14일 조찬 회동에서 “탈당을 말려야 한다”며 의견을 모은 상태였다.

당직자들과 원내대표단은 이날 낮 연쇄회동을 통해 비대위원장 및 원내대표직의 ‘한시유지’를 골자로 의원 전수조사를 실시한다는 수습 대책을 내놓았다. 질문 항목은 ‘당이 총의를 모아 비대위원장 후보를 추천하면 박 위원장이 임명하고. 그 비대위원장이 비대위를 구성하도록 한다’(1항), ‘원내대표직은 세월호특별법 수습을 위한 마지막 노력을 한 후 그 결과와 관련 없이 사퇴한다’(2항)로 2개였다. 이른바 ‘질서 있는 퇴각’을 통해 박 위원장이 명예롭게 물러날 수 있도록 퇴로를 열어준다는 취지다. 한 핵심 당직자는 “100명 가까이 정도 통화했고 1항에 대한 찬성 의원 수는 약 90명, 2항은 85명 안팎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수습책에 대해선 박 위원장과 원내대표단은 교감을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박 위원장은 합의 없는 중구난방 흔들기를 가장 참기 어려워했다고 한다.

정기국회 의사일정 논의를 위해 16일 국회 운영위가 소집됐으나 새정치민주연합의 불참으로 새누리당 의원들만 참석한 가운데 반쪽 회의가 열리고 있다. 거취 문제로 칩거 중인 새정치연합 박영선 원내대표의 명패가 덩그러니 놓여 있다.
이재문 기자
이날 마련된 수습안은 전날 원내대표단이 1차로 만든 ‘후임 비대위원장이 정해지는 대로 비대위원장직과 원내대표직을 동시에 그만둔다’는 안에서 ‘세월호 협상이 수습될 때까지 원내대표직을 유지한다’는 내용이 추가된 것이다. 박 위원장은 전날 1차안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수조사 결과 수습안에 대한 찬성 의견이 우세한 것으로 나오자 김영록 수석원내부대표는 박 위원장에게 이를 유선상으로 보고한 뒤 조속한 당무 복귀를 요청했다. 김 수석원내부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탈당은 안하는 것인가”라는 질문에 “그렇죠”라고 답했다.

하지만 의원 전수조사에 대해 일부 강경파가 거부감을 표한 만큼 후폭풍도 무시할 수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유승희 의원은 통화에서 “(원내대표직 유지를 묻는 의원 전수조사가)정통성이 있는 조사냐”며 “인정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유 의원은 전수조사 전화를 받지 못했다.

거센 퇴진 압박으로 사면초가에 몰린 박 위원장이 당내 분란을 게의치 않고 유턴을 위해 결국 탈당을 배수진으로 활용했다는 비판도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홍주형 기자 jh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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