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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향 지휘 마스터클래스 가보니

입력 : 2014-09-17 17:05:13 수정 : 2014-09-17 17: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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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이면 이 방안의 모두에게 지휘법을 가르칠 수 있어요. (손을 저으며) 원투쓰리포. 지휘를 시작하기는 정말 쉬워요. 그러나 지휘의 궁극적인 목표는 자기의 음악적 생각을 수백명과 공유하는 거죠. 자기 영혼과 감정이 모두 우러나오되 지휘 동작은 단순해야 합니다.”

13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5층. 서울시립교향악단 단원 70명을 앞에 놓고 정명훈 예술감독은 유머와 함께 뼈 있는 조언을 전한다. 그 앞에서는 신진 지휘자 정주현씨가 진땀을 흘리는 중이다. 정씨가 이날 서울시향과 연습한 브람스 교향곡 4번 1악장 선율은 수시로 툭툭 끊겼다. 음악이 진행될라치면 정명훈 감독이 끼어들었다. “몸은 단순하게 움직이되 원하는 걸 보여줘야 해요”, “손을 많이 움직이지 말고 자기 느낌을 실어나르려 해보세요.” 거장은 수시로 일침을 놓았다.

13일 열린 서울시립교향악단 지휘 마스터클래스에서 정명훈 예술감독이 신진 지휘자에게 조언을 해주고 있다. 서울시향 제공
이날 자리는 서울시향이 차세대 지휘자를 기르기 위해 마련한 마스터 클래스였다.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로 열렸다. 올해는 모두 5명의 신진 지휘자가 서울시향과 30분씩 브람스 4번 교향곡을 연주했다. 이날 좋은 평가를 받은 이에게는 앞으로 서울시향과 지휘할 기회가 주어진다.

정 예술감독은 지휘 기본기부터 개인의 나쁜 버릇, 음악 해석의 문제까지 다각도에서 조언을 내놓았다. 이날 참가한 이태정씨가 4악장을 지휘하면서 죽음과 공포를 강조하자 “너무 혹독한 면만 부각시킨다”며 “사실 나만큼 살다보면 죽음에 대해 얘기할 때 삶의 아름다움과 풍부함도 떠올리게 된다”고 지혜 어린 경험담을 들려주기도 했다.

정주현씨는 지휘를 마친 뒤 “젊은 지휘자일수록 악보를 보며 자기만의 길을 찾으려하고 몸으로 많은 걸 표현하고 싶어한다”며 “오늘 선생님이 언젠가 되돌아와야 할 기본기를 말씀해주셔서 원점을 되돌아보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세계적 악단을 잠깐이나마 내 손끝으로 연주해보는 건 흔치 않은 기회라 좋았다”고 전했다. 정 예술감독은 마스터클래스를 마친 뒤 “지휘는 악기처럼 (선생님에게 충실히) 배우면 더 위험할 수 있다”며 “자기 것을 다지고 여기저기서 조금씩 배워서 본인 것을 만들어야 하기에 어떤 것들은 특별히 가르쳐줄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송은아 기자 se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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