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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신선들의 놀이터’ 울진 신선계곡

입력 : 2014-09-18 19:37:34 수정 : 2014-09-18 19:3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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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고 긴 골짜기… 나무데크·다리 설치
우람한 금강소나무 상쾌한 기운 듬뿍∼
신선계곡은 울진의 숨겨진 명품 계곡이다. 왕피천계곡도 처음 들어봤다는 사람이 많지만, 신선계곡은 왕피천계곡보다도 외지에 훨씬 덜 알려져 있다. 신선계곡은 백암온천이 솟는 백암산(1004m) 북동사면의 좁고 긴 형태의 골짜기로, 대부분이 암반으로 이뤄져 있고 그 사이에 크고 작은 소와 폭포가 어우러져 말 그대로 비경을 빚어낸다.

왕피천 트레킹이 거친 자갈과 바위를 넘어가는 반면 신선계곡에서는 미끈한 나무데크 위를 걷게 된다. 그러나 신선계곡이 유순한 계곡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너무 가파르고 험해 접근하기가 쉽지 않아 나무데크를 설치한 것이다. 신선이라는 이름도 사람들은 들어가기가 어렵고 신선들이나 놀 수 있는 곳이라고 해서 붙었다고 한다. 워낙 외진 곳이어서 대한제국 말기 의병장 신돌석이 몸을 숨길 수 있었고, 계곡 상류 ‘독곡’이라는 곳에서는 1970년대 중반까지 화전민들이 밭을 일구며 살았다.

울진 백암산 자락에 꼭꼭 숨어있는 신선계곡은 너무 가파르고 험해 예전에는 접근하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었다. 몇해 전 나무 데크가 연결되고 전망대가 설치되어 비경을 감상하기가 한결 수월해졌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신선계곡은 물웅덩이를 건너고 바위를 넘어야 했기에 전문 트레커들이 주로 찾았으나, 나무로 데크와 다리를 설치한 지금은 누구나 쉽게 오를 수 있다. 나무데크가 계곡의 원시림을 훼손했다고 아쉬워하는 사람도 있으나, 이로 인해 새로운 풍경이 만들어지고 관광객들도 찾기 시작했다고 반기는 주민들도 적지 않다.

나무 탐방로는 지형에 따라 오르고 내리기를 반복하며 깊은 계곡 속으로 이어진다. 편하게 걷지만, 가파른 비탈에 놓인 나무데크 아래로 펼쳐지는 풍경은 절경의 연속이다. 신선계곡을 더욱 멋지게 만드는 것은 금강소나무들이다. 이 계곡은 온통 우람한 금강송의 바다다. 

소광리 금강소나무 숲
목마른 말이 물을 마시는 형상이라는 ‘매미소’를 지나 나무데크에 오르면 곧 신선탕이 보인다. 예로부터 신선이 목욕하며 놀았던 곳이라고 해서 이 같은 이름이 붙었다. 신선탕은 아름다운 경치를 여러 사람이 즐긴다고 해서 ‘다락소(多樂沼)’라고도 불린다. 재미있는 이름은 이뿐만이 아니다. 하늘을 가리는 수직절벽은 ‘참새눈물나기’라고 불린다. 하늘을 나는 참새도 눈물을 흘릴 정도로 험준한 곳이라는 뜻이다. ‘다람쥐한숨재기’는 암석이 수십개의 층계를 이루고 있어 다람쥐도 한달음에 뛰어오르지 못하고 숨을 돌려야 오를 수 있는 곳이라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신선계곡의 용소.
신선계곡 역시 최고의 비경은 용소다. 그래서 나무데크가 이어지는 계곡 끝까지는 편도 6㎞에 달하지만, 대개는 용소까지만 돌아본다. 계곡 입구에서 용소까지는 왕복 4㎞ 정도다. 참새눈물나기를 지나면 곧 용소에 들게 된다.

예전에는 계곡 아래로 내려가 용소를 정면에서 바라봤다면 지금은 계곡을 잇는 나무다리 위에 올라 공중에서 전경을 내려다볼 수 있다. 왕피천의 용소가 규모가 대단하고 웅장한 맛이 있다면, 신선계곡 용소는 그에 비해 규모는 적지만 깊게 파인 절벽이 아스라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울진으로 가는 길은 멀지만, 왕피천과 신선계곡 용소의 위용을 눈에 담고, 그 계류에 발을 담그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보상을 받지 않을까 싶다. 

울진의 가을 특산품인 송이버섯.
◆10월3일부터 금강송 송이축제
=울진에서는 내달 3일부터 5일까지 ‘금강송 송이축제’(songi.ulgin.go.kr)가 엑스포 공원에서 펼쳐진다. 울진은 국내 최대 송이버섯 생산지 중 하나로, 울진 송이는 표피가 두껍고 향이 오래 유지된다는 게 현지인들의 설명. 올해는 송이 채취량이 많아 지난해의 절반 정도에 가격이 형성돼 있다. ㎏당 1등급은 22만원, 2등급은 19만원, 3등급은 14만원선. 이는 최근 몇 년 새 최저 가격이라고 한다.

축제 기간에는 송이 무료 시식, 즉석 경매 등의 행사가 마련된다. 금강소나무 숲에서 진행되는 송이 채취는 가장 인기 있는 프로그램이다. 하루 2회(오전 10시, 오후 2시) 진행된다. 체험비는 2만원이며, 홈페이지를 통해 26일까지 신청하면 된다. 송이 축제기간에는 소광리 금강소나무 숲 탐방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소광리 금강송 숲에는 수령 200∼300년생 금강송 8만여 그루가 자라고 있다. 송이 채취 체험과 똑같은 방식으로 신청하면 된다.

울진=글·사진 박창억 기자 daniel@segye.com

여행정보(지역번호=054)

서울에서 출발할 경우 영동고속도로를 거쳐 동해고속도로로 갈아탄 후 다시 7번 국도를 타고 남진한다. 중앙고속도로를 타고 내려가 영주에서 36번 국도로 갈아타도 되지만, 구불구불한 구간이 많다. 울진에서는 트레킹을 마친 후에 백암이나 덕구에서 온천욕을 즐겨도 좋겠다. 백암온천 입구에는 8㎞에 걸쳐 백일홍 꽃길이 이어진다. 백암온천의 ‘한화리조트’(787-7001), ‘호텔 덕구온천’(782-0677)등이 규모가 큰 숙소다. 울진 읍내에 ‘S모텔’(781-5005) 등 모텔이 여럿이다. 홍게정식으로 유명한 후포항의 ‘왕돌회수산’(788-4959)은 우럭지리탕도 잘한다. ‘바다횟집’(783-9966)의 물회, ‘망양정횟집’(783-0430)의 해물칼국수도 많이 알려져 있다. ‘천년한우식육식당’(783-6818)도 현지인들이 추천하는 맛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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