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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민의힐링스토리]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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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09-18 20:45:49 수정 : 2014-09-18 22: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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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54년 워싱턴, 최첨단 범죄 예측 시스템 프리크라임이 개발됐다. 범죄가 일어나기 전 예측된 데이터를 기준으로 사전에 미래의 범죄자를 처벌한다. 2002년 개봉한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 이야기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예견은 과학의 발전과 함께 현실이 되고 있다. 미국의 신경과학자들이 96명의 재소자의 대뇌를 스캔한 연구가 그중 하나다. 연구에서 의사결정과 행동을 담당하는 뇌 영역의 활동이 둔할수록 재범 가능성이 커진다고 발표했다.

뇌 의학의 발달은 잠재적 범죄자들을 가려낼 수 있을지 모른다. 다만 영화에서는 처벌했으나, 현실에서는 치료가 바람직하다. 해마다 늘어나는 ‘묻지마 범죄’의 절반 이상은 정신질환자에 의해서다. 물론 범죄자들은 처벌의 대상이다. 하지만 재범을 막는 데 필요한 일은 적극적인 치료감호이다.

최근 종영한 SBS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에서는 정신질환을 주제로 삼았다. 남주인공 장재열은 어린 시절 폭력을 일삼는 의붓아버지를 살해한 어머니의 범행을 형에게 뒤집어 씌운다. 이후 죄책감에 심각한 정신 질환인 조현병에 시달린다. 여주인공인 지해수는 어린 시절 엄마의 외도를 목격한 이후 강박 증세에 시달린다. 이성과 스킨십을 하려 하면 심장 박동이 급격하게 증가하면서 식은땀이 난다. 충격적 경험이 신체적 증상으로 드러나는 것이다.

대인관계의 문제 나아가 범죄는 무의식에 내재한 상처로 인해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옳고 그름의 도덕적 기준이 떨어졌다는 것은 뇌의 물리적·화학적 이상이 발생했다는 증거다. 죄는 마음과 몸의 질병에서 비롯된다. 범죄에 대한 치료적 관점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격언도 있지 않는가.

류현민 한국전인치유연구소장·뷰티건강관리학
마음이 아프면 몸이 병들고, 몸이 아프면 마음도 병든다. 이제는 현대의학도 질병을 몸에 한정하지 않는다. 몸과 마음은 자율신경계통과 내분비계통을 통해 불가분의 관계를 맺는다. 근심, 걱정, 슬픔, 분노, 증오 등 부정적 마음은 면역력을 약화시켜 각종 질병의 원인이 된다. 또한, 몸과 마음은 주변 환경과 긴밀하게 영향을 주고받는다. 프라이부르크 대학 카를 샤이트 박사는 “두뇌의 신경생물학적 성숙과정은 환경에 많이 좌우된다”고 말한다. 가정적·사회적·문화적·생태적 환경이 몸과 마음의 상태를 결정한다는 말이다.

타인에 대한 공감능력이 없는 사이코패스. 자신의 행동에 대한 양심이 없는 소시오패스. 대표적인 ‘반사회적 인격 장애’로 알려진 정신질환이다. 아직 정확하게 밝혀내진 못했지만, 어린 시절 폭력과 학대 등 주변 환경이 주 요인으로 지목된다. 이 경우 뇌에서 감정과 관련된 변연계와 전전두엽 회로 기능이 떨어져 있다는 보고가 있다. 행복 호르몬으로 알려진 세로토닌 전달 기능의 문제 가능성도 높다.

누구에게나 정신질환은 잠재돼 있다. 이제 사회적 음지에서 마음의 병을 치료받지 못한 환자들에 대해 치유의 눈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 용서와 사랑이 없는 문화는 또 다른 갈등과 범죄를 양산하지 않는가. 예수는 매춘 여성을 단죄하려는 무리에게 말한다. “너희 중 죄 없는 자가 이 여인에게 돌로 쳐라.”

류현민 한국전인치유연구소장·뷰티건강관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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