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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자의 저주 논란에··· 현대차 "백년대계"

입력 : 2014-09-18 18:52:11 수정 : 2014-09-18 22:3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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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당 4억3879만원 역대 최고
시장 "너무 과하다"… 주가 급락
입찰 탈락한 삼성전자는 '담담'
“100년 이상 미래를 내다본 결정이다.”

18일 현대자동차그룹이 서울 강남구 삼성동 한국전력 본사 부지를 10조5500억원이라는 막대한 금액으로 낙찰받은 뒤 시장에서 적절성 논란이 일자 내놓은 공식 입장이다. 이른바 ‘승자의 저주’ 논란에 대한 적극 반박이다.

현대차그룹은 “부지 매입 비용을 제외한 건립비 및 제반 비용은 30여 개 입주 예정 계열사가 8년간 순차 분산투자할 예정이어서 사별 부담도 크지 않다”고 주변의 우려를 일축했다. 컨소시엄에 참여한 3개 계열사의 올 상반기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과 단기 금융상품은 현대차 17조6000억원, 기아차는 5조7000억원, 현대모비스는 6조1000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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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땅 매입에는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낙찰자는 10%의 계약 보증금을 뺀 인수대금을 계약일로부터 1년 안에 세 차례 나눠 내면 된다. 현대차는 “지난 10년간 강남 지역 부동산 가격 상승률은 연평균 9%에 달했고, 10∼20년 후를 감안할 때 미래가치는 충분하다”고 부연했다.

하지만 4조∼5조원대를 예상했던 관련 업계나 시장은 종일 술렁였다. 현대차의 한전 부지 인수가는 끝내 좌초됐지만 ‘단군 이래 최대 개발 사업’이라고 주목받은 용산국제업무지구 토지 대금 8조원보다도 훨씬 많은 금액이다.

또 한전 부지 면적이 7만9342㎡인 점을 감안하면 현대차가 사들인 이 땅의 3.3㎡당 가격은 무려 4억3879만원에 달한다. 우리나라에서 거래된 땅값으로는 역대 최고가다.

여기에 한전 부지가 수익성이 높은 아파트 등 주택으로 분양할 수도 없는 곳이어서 개발 수익성도 불투명하다는 시각도 많다.

이 때문에 한전 부지 인수전이 재계 1, 2위인 삼성그룹과 현대차그룹 간 자존심 싸움으로 비화하면서 입찰가를 터무니없이 높여 결국 한전의 배만 불려준 꼴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부동산 업계에서도 현대차의 인수금액이 ‘너무 과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한 건설 시행사 관계자는 “상상을 초월한 값이다. 개발 수익이 8조원대로 예상되는데 10조5500억원을 써냈다고 해서 오타가 아닌가 인터넷 뉴스를 다시 확인했다”고 말했다.

충격파는 주식시장에도 전해졌다. 이날 현대차 컨소시엄 관련주는 일제히 급락세를 나타냈다. 현대차 주가는 3년 만에 가장 큰 폭인 9.17%나 떨어졌고 기아차와 현대모비스의 주가도 각각 7.80%, 7.89% 급락했다.

반면 ‘대박’을 친 한전 주가는 5.82% 급등했다. 증권가에서는 한전이 앞서 밝힌 자사주 매각에 성공하고 본사 부지 매각 대금까지 들어오면 배당을 늘릴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현대차와 맞붙은 삼성전자는 입찰 탈락 뒤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았다. 회사 관계자의 “아쉽게 됐다”는 짤막한 소회가 전부였다. 재계에서는 삼성전자가 5조원대의 상대적으로 ‘합리적’인 가격에 응찰했다는 소문도 돌고 있다.

나기천 기자 n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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