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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음악인 존박 vs 예능인 존박 vs 일상의 존박

입력 : 2014-09-19 08:00:00 수정 : 2014-09-19 10: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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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련의 예능 프로그램에서 보인 존박의 모습은 그에 대한 이미지를 산산조각 낸 것을 넘어 이것이 그의 본모습이라고 믿게 하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어딘가 좀 모자라 보이는 모습으로 뜬금없는 말과 행동을 선보이는 존박의 모습은 파격과 의외의 연속이었고, 기존의 존박 위에 새로운 존박의 이미지가 덧씌워졌다.

하지만 1년2개월 만에 신곡 ‘U’로 돌아온 존박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다시 진지하고 생각 깊은 음악청년으로 돌아와 있었다.

게다가 베이스 드럼 못지않게 묵직하게 울려 퍼지는 피아노 위에 흐르는 멋드러진 중저음의 목소리와 섬뜩하기까지 한 뮤직비디오가 어우러진 신곡 ‘U’는 존박이라는 가수에게 섹시함이라는 매력까지 더해주고 있다.

▲음악인 존박

음악인으로서 존박은 무척 진지하다. 곤란함을 유도하기위한 의도 섞인 질문에도, 농담 삼아 툭 던진 말에도 그는 시종일관 진지하고 성실한 자세로 대답을 이어나가 물어보는 쪽이 오히려 무안해질 정도였다.

물론 이 같은 진지함과 성실함은 음악 작업에도 고스란히 이어진다. 작곡팀 줌바스와 프로듀서 신혁과 함께한 프로젝트성 신곡인 ‘U’는 상당히 우연한 기회에 탄생하게 됐다.

존박은 “지난 1년 동안 작사 작곡을 해왔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다보니 외부에서도 한번 곡을 받거나 같이 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러던 중 우연히 신혁PD와 연락이 닿았고, 화상채팅 몇 번 만에 같이하자했다”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그는 “그래서 SBS ‘도시의 법칙’ 촬영을 겸해서 무작정 미국을 찾아갔고, 그 자리에서 바로 이런 스타일은 어떠냐, 하면서 일주일 만에 4곡을 완성했다”라며 “바쁘게 그리고 즐겁게 작곡했다. 4곡이 모두 스타일도 주제도 다른데 나머지 3곡은 다 발표될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그중 한곡은 2~3주 안에 발표될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

이렇게 탄생한 ‘U’는 국내 가요계에서 듣기 힘든 스타일의 팝 장르의 곡으로, 존박 본인은 ‘U’에 대해 “영국의 소울팝에 가깝다. 댄스라고 하기에는 무게감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재미있는 점은 분명 존박이 처음 시도하는 스타일의 음악이지만 전혀 어색하지가 않다는 것이다. 장르적인 구분이 아닌 음악적인 스타일을 놓고 볼 때 존박은 국내 가요보다는 해외 팝에 가까운 음악들을 들려주었고, 이로 인해 이번 ‘U’ 역시 그의 목소리와 꽤나 멋진 조화를 이루고 있다.

존박은 “가요 스타일의 노래들은 내가 하면 잘 안 어울리더라”라며 “내가 소화할 수 있는 게 무엇일까 생각해보니 팝 성향을 가진 곡들, 그런 노래들이 어울리고 자신있다. 가요를 싫어하는 건 아닌데 작업하다보니 계속 찾게 되더라”라고 이를 인정했다.

또한 그는 “아직 보여주지는 못했지만 내 (음악적)색깔은 찾은 것 같다”라며 “자작곡에서 제일 드러날 것이고 아직까지는 내 색깔을 보여줄 수 있는 곡들을 작업중이다”라고 존박의 음악은 어떤 것인지를 확실하게 들려줄 것을 약속했다.

더불어 줌바스와의 이번 프로젝트가 끝난 후 본인만의 앨범도 준비 중이라는 존박은 빠른 시일 안에 공연으로 팬들을 만나고 싶다는 소망을 내비쳤다.

존박은 “공연의 꿈이 제일 크다. 빨리 곡들을 많이 발표하고 완성도 높은 셋리스트가 만들어졌을 때 공연을 하고 싶다”라면서도 “아직까지는 (내 곡이 없어)팬들에게도 죄송하기도 하고 당분간 (단독 공연의)계획 없다. 대신 GMF는 출연한다”라고 밝혔다.

더불어 존박은 자신을 가장 열광 시키는 것이 무엇이냐는 물음에 잠시 고민하더니 “뻔하지만 역시 음악”이라고 음악인으로서 확고한 진지함을 드러냈다.


▲예능인 존박

다소 안타까운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냉정하게 평해 대중들에게는 ‘진지한 음악인 존박’보다 ‘허술한 예능인 존박’이 더 인기가 높은 게 사실이다.

물론 이는 존박 개인의 문제라기보다 ‘대중’이 아닌 ‘팬덤’에 의해 좌지우지 되는 현 가요계가 낳은 폐해이지만 그렇다고 예능을 완전히 배제하고 갈 수도 없는 것이 현실이다.

존박 역시 처음에는 “사실 예능 프로그램의 출연은 전혀 예상 못했고, 예능을 멀리하려던 고집이 있었다”라고 예능 거부감이 있었음을 털어놓았다.

특히나 김동률과 이적, 이상순 등 예능 프로그램에서 보기 힘든 선배들과 함께 하다 보니 순수한 음악가에 대한 환상이 있었다는 존박은 “친근하게 보고 좋게 봐주니까 (예능의 인기는)뜻밖의 선물 같은 느낌이다. 고정관념이 깨진 것 같다”라고 지금은 달라진 예능에 대한 감상을 밝혔다. 

또한 막상 예능프로그램에 나가 하고 싶은 거 하나만 하면 되겠다는 생각에 마음에 편안해진다는 존박은 “‘우리 동네 예체능’ 할 때는 음악 작업하는 시간보다 배드민턴 연습을 하는 시간이 더 많았다”라고 털어놔 웃음을 자아냈다.

예능 프로그램이 음악에 미치는 영향도 있다. 존박은 “아무래도 마음이 편해지고 너무 진지하게 생각 안하기 때문에 음악도 좀 힘을 빼고 담백한 걸 하려고 한다”라며 “처음에는 음악을 하는데 예능이 방해가 된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적당히 둘 다 할 수 있으면 좋은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심지어 이적도 예능을 하면서 음악활동을 하는데 내가 방송을 꺼려서 좋을 게 뭐가 있나라는 생각을 했다”라고 밝힌 존박은 “실제로 (예능 출연이)이적의 영향도 있었다. 적이형과 ‘방송의 적’을 하면서 망가진 모습을 보이고 재미를 느꼈다. 재미를 찾고 즐기면서 하면 되겠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그렇다고 이것이 앞으로 예능 프로그램에 줄기차게 나오겠다는 것을 뜻한 것은 아니다. “예능 고정출연은 생각이 없다”라고 확실하게 밝힌 존박은 “당분간은 거의 음악에 전념할 것 같다. 방송은 할 만큼 했다고 생각한다. 가끔 얼굴 비추고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나 음악 프로그램의 고정이라면 출연하겠지만 그 외에 예능 프로그램 고정은 생각이 없다”라고 음악팬에게는 기대감이, 예능팬에게는 아쉬움이 될 소식을 전했다.


▲ 일상의 존박

사실 음악인 존박과 예능인 존박은 그의 성격 중 가장 양극단에 위치한 모습으로, 일상에서의 존박은 축구와 냉면을 좋아하는 평범한 27살의 청년이다.

인터뷰 당시 한창 진행 중이던 유럽 프로축구 이적시장과 Mnet ‘쇼미더머니3’에 푹 빠져있다고 밝힌 존박은 “씨잼 무대를 보고 놀랐다. 만약에 같이 (작업을)할 수 있다면 나야 너무 영광이다. 써놓은 곡 중에도 피처링이 필요한 곡이 있다”라고 씨잼의 팬이 됐음을 알리며 은근한 러브콜을 보내 웃음을 자아냈다.

평소 성격이 약간은 애늙은이 같은 면모도 있다고 밝힌 존박은 “말도 많지 않고 혼자 있는 것 좋아하고 그런다. 서른 살이 되도 지금 모습과 그리 달라지지 않을 것 같고 그랬으면 좋겠다”라며 “그런데 나와는 아예 다른 세대의 (김)동률이형이 ‘가끔 넌 내 친구 같어’라고 말해서 충격을 받았다”라고 말해 거듭 웃음을 선사했다.

사실 존박은 뮤직팜에서 유일한 20대로, 선배들과 어떻게 지내는지에 궁금증이 생기기도 한다.

이에 존박은 “아무래도 외국에서 생활을 하다 와서 적응할 때 욕도 먹고, 더 조심스럽기 때문에 예의바른 건 잘 한다”라며 “그런데 형들은 가끔 내가 막말을 하면 좋아한다. 변태처럼”이라고 폭로해 모두를 폭소케 했다.

성격상, 또 직업상 길게 보기보다는 당장 하고 있는 일에 만족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존박은 “내 직업은 멀리 본다고 해서 되는 일이 드문 것 같다. 현재 내가 하고 있는 일에 만족하는 게 중요하다”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존박은 현재 스스로에 대해 만족하고 있을까. 대답은 “그렇다”였다. 그것도 그냥 그렇다가 아닌 “매우 그렇다”이다.

실제 이날 인터뷰에서 존박이 마지막으로 전한 말은 “충분히 성공적인 인생이고 너무 행복한 삶이다. 성공의 해석이 다를 수는 있지만 성공이상의 것을 누리고 있다”이었다.

최현정 기자 gagnrad@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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