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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하기에 불멸 꿈꾸는 몸은 우리의 마지막 목표

입력 : 2014-09-19 21:52:34 수정 : 2014-09-19 21:5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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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 앨더시 윌리엄스 지음/김태훈 옮김/알에이치코리아/1만6000원
메스를 든 인문학/휴 앨더시 윌리엄스 지음/김태훈 옮김/알에이치코리아/1만6000원


지금까지 우리의 관심사는 ‘정신’의 탐구 및 개발이었다. ‘생각하는 인간’을 의미하는 호모 사피엔스가 현생 인류를 대표하기까지 ‘정신의 발견’은 인간사의 빅뱅과도 같았다. 도구를 만들고 언어를 사용하며 수렵에서 농경, 산업화, 정보화를 거쳐 우주의 지구화를 꿈꾸는 진보의 중심에는 정신적 인간이 있었다. 하지만 육체적 인간이 정신적 인간의 전 단계, 하위개념으로 분류됨에 따라 몸은 기껏해야 영혼과 정신, 마음을 담고 있는 그릇쯤으로 취급되었다. 몸과 정신의 이분법적 시각은 열한 우위 경쟁을 낳으면서 세속과 영원이라는 형이상학적 대립 개념으로까지 확대되었고 종교적 의미를 내포하기에 이르렀다.

과학이 삶을 지배하면서 몸은 다시 우리의 주목을 끌었다. 인간의 유한성을 담보하는 몸은 불멸을 꿈꾸는 우리에게 마지막 도전 목표가 된 것이다.

저자는 인간의 몸이 지닌 총체적 가치를 찾아 나선다. 기능으로 보자면 심장은 펌프, 방광은 주머니, 눈은 렌즈, 발은 디딤판 이상이 아닐 것이다. 물리적 기능의 프레임으로는 결코 이 이상을 보지 못한다. 가치와 의미와 뜻으로 접근해야 비로소 물질 이상의 몸이 보인다. 저자에게 의미 탐색의 도구는 우리가 만든 창조물 전부를 아우른다. 왜냐하면 누구도 자신의 몸 내부를 스스로 볼 수 없을뿐더러 몸은 개별적 실체로서보다 맥락 속에서 살펴야 진정한 모습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연의 구성물로서의 몸, 필멸의 운명으로서의 몸, 예술 재료로서의 몸, 과학 기술 최대 도전으로서의 몸은 우리에게 무엇으로 정의되려 하는가. 성형수술, 전환 수술을 통한 정체성 재정립, 게놈 프로젝트와 뇌과학 등을 통해 몸은 지금도 끊임없이 재창조되고 있다. 피조물을 넘어, 프랑켄슈타인과 기계 인간을 넘어, 궁극의 창조자가 되려는 우리의 야망은 과연 성취될 수 있을까.

“고대 그리스 델포이의 신탁 신전에는 ‘너 자신을 알라’라는 유명한 글귀가 새겨져 있다. 그러나 우리는 이 모든 과학적 지식과 발전에도 불구하고 자신, 무엇보다 육체적 측면의 자신을 갈수록 모르는 것 같다.… 몸은 멋진 곳이다.”

김신성 기자 sskim65@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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