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세(百歲) 시대.’ 의료 기술의 발달로 생명 연장의 꿈이 현실화하고 있다. 그러나 장수(長壽)는 연장된 수명에 대한 준비가 얼마나 됐느냐에 따라 ‘선물’이 될 수도 있고 새로운 ‘짐’이 될 수도 있다. 현재 우리나라 국민 대부분은 늘어난 수명에 대한 부담이 더 큰 게 현실이다.
국민 2명 중 1명 “은퇴준비 엄두 못내요”
19일 보험연구원이 전국 성인남녀 12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에 따르면 국민 두 명 중 한 명이 노후 준비가 부족하다고 답했다. 노후 준비를 “잘하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한 사람은 열 명 중 한 명에 불과했다. 노후 준비에 부정적으로 평가한 응답자 중에는 대도시, 남성, 20대 계층 비율이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 이들이 현재 노후 준비 상태를 고려했을 때 은퇴 후 예상되는 소득은 자신들이 생각할 때 필요한 금액의 41.8% 정도에 불과했다.
이 연구소는 재무, 건강, 활동, 관계 등 네 가지 영역에 걸친 은퇴준비 평가에서 우리나라 국민의 은퇴준비 점수로 낙제점 수준인 56.7점을 매겼다. 2018년 고령사회(65세 인구가 총인구의 14% 이상)로 진입할 것으로 전망되는 ‘노인천국’ 대한민국에 가혹한 점수이다.
시니어 복지사업과 은퇴연구 활동을 벌이는 ‘50플러스코리안’의 한주형 회장은 “최근 2∼3년 새 각종 은퇴 세미나가 급증했고 ‘인생 이모작’을 준비하는 사람들의 참여도 적극적”이라며 “한국은 일본 등 선진국에 비해 노후 준비에 대한 관심이 10년 이상 늦은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에 그만큼 서둘러 노후 대비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진수 기자 je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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