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금융지주 회장·사외이사 '절대적' 권한 대폭 축소

입력 : 2014-09-21 20:43:41 수정 : 2014-09-21 20:43:41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당국, 금융사 지배구조 개선 착수
‘견제와 책임’ 골자… 명문화 추진
금융당국이 금융지주사 회장의 절대적 권한을 제한하고, 감시 사각지대에 있는 사외이사들의 책임을 명문화하는 등 금융지주사의 불투명한 시스템 문제에 수술칼을 대기로 했다. 정치권과 노동계도 관련법 개정을 추진할 예정이어서 금융사 지배구조 문제가 사회적으로 공론화할 전망이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21일 “KB금융그룹 사태로 지적된 금융사 지배구조, 지주사 회장과 행장 간 역할 조정, 사외이사 기능, 내부통제 문제 등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있다”며 “조만간 대응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당국은 현재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안’이 국회에 계류돼 있는 등 당장 법률 개정 작업이 쉽지 않다고 보고, 가이드라인 성격인 모범규준을 만들어 시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새 모범규준의 골자는 ‘견제와 책임의 명문화’이다. 이사회 역할 강화와 최고경영자(CEO) 선임 절차의 투명성 제고 방안 등이 담긴다. 사외이사가 책임감을 갖고 경영을 견제하도록 매년 재신임평가를 묻고, 2년 주기로 외부평가도 받도록 권고한다. 밀실 선출 논란을 빚는 사외이사 선임의 절차적 규제도 강화한다. 금융권과 금융당국이 협의해 관련 인력풀을 만들고, 보상체계도 활동 내역이나 책임도에 따라 차별화하고 개인별로 공시토록 할 방침이다. 오랜 기간 전문가들이 지적한 내용이지만 인제야 검토되는 꼴이다.

국내 금융지주의 가장 큰 문제는 회장과 사외이사들이 막강한 권한과 고액 연봉을 누리면서도 정작 책임은 지지 않는 기형적 구조다. 각 계열사 관리 외에는 고유 업무랄 것도 없는 금융지주 회장은 30억원, 한 달에 한두 번 회의에 참석하는 사외이사들은 1억원에 육박하는 연봉과 각종 혜택을 누린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KB금융은 이사회 전체회의 7번을 개최했는데 사외이사 1명이 1회당 592만원꼴로 보수를 챙겼다. 하나금융은 이 금액이 782만원에 달했다. 이런데도 막상 계열사 부실이나 금융사고 등 경영상 문제가 발생하면 별다른 책임을 지지 않으며, KB사태에서 드러났듯 수수방관하는 모습까지 보였다.

연강흠 연세대 교수(경영학)는 “지주와 자회사의 임무와 권한을 명확히 정리하고 책임을 확실히 부과하는 경영체제를 구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성인 홍익대 교수(경제학)는 “사외이사에 대한 자격요건을 강화해 자격을 상실하는 순간 이사직을 잃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현일·이현미 기자 conan@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한지민 '우아하게'
  • 한지민 '우아하게'
  • 아일릿 원희 '시크한 볼하트'
  • 뉴진스 민지 '반가운 손인사'
  • 최지우 '여신 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