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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굴의 부상 투혼’ 김재범… 또 금빛 메치기

관련이슈 2014 인천아시안게임-화제의 선수

입력 : 2014-09-21 22:54:21 수정 : 2014-09-22 13: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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男 유도 역대 3번째 2회 연속 우승
손가락 인대 끊어져도 독기 품어
평생에 한 번도 힘든 금메달을 주요 4개 대회(올림픽·아시안게임·세계선수권·아시아선수권)에서 모조리 따낸 한국 유도의 간판 김재범(29). 그가 또다시 ‘금빛 메치기’에 성공했다. 

김재범(한국마사회)이 21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진행된 인천아시안게임 유도 남자 81㎏급 결승에서 레바논의 나시프 엘리아스에게 지도승을 거둔 뒤 포효하고 있다.
인천=남정탁 기자
2012 런던올림픽 금메달로 한국 유도 사상 두 번째이자 최연소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김재범이기에 이번 대회 금메달이 몇 번째인지 세기도 힘들다. 하지만 2014 인천아시안게임의 금메달이 갖는 의미는 남다르다. 이유는 한 여인의 남편이자 한 아이의 아버지로 따낸 첫 번째 금메달이기 때문이다. 그랜드슬램 이후 첫 국제대회 금메달이기도 하다.

김재범은 21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열린 유도 남자 81㎏급 결승에서 나시프 엘리아스(레바논)를 상대로 우세승을 거두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난 대회에서도 금메달을 따냈던 김재범은 정훈(1990년·1994년), 황희태(2006년·2010년)에 이어 유도 종목 사상 역대 세 번째로 아시안게임 2회 연속 우승자로 이름을 올렸다.

16강과 8강에서 거푸 한판승을 거둔 김재범은 4강에서 위기를 맞았다. 나가시마 게이타(일본)와 첫 5분 동안 서로 지도 하나씩만 받으며 연장전까지 갔다. 게이타가 연장전에서 지도를 하나 더 지적받아 가까스로 골든 스코어로 결승전에 진출했다.

홈팬들의 열광적인 응원을 업고 결승전 매트에 들어선 김재범은 ‘무적 모드’로 돌아왔다. 시종일관 엘리아스를 밀어붙여 상대가 수비적인 플레이로 일관하게 만들었다. 결국 엘리아스는 지도 2개를 지적당했다. 승리를 확신한 김재범은 경기 후반 지도 1개를 지적당하긴 했으나 엘리아스의 공세를 끝내 막아내며 승리를 지켜냈다.

김재범의 이번 금메달이 더욱 극적인 것은 자기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긴 결과이기 때문. 김재범은 그랜드슬램 달성 이후 밀려오는 허탈감에 슬럼프에 빠졌다. 올림픽 이후 온몸이 성치 않아 이곳저곳에 칼을 들이댔고, 재활로 1년여를 보냈다. 대회 준비 과정에선 왼쪽 셋째 손가락 인대가 끊어져 제대로 구부러지지도 않았다. 그런 손으로 상대의 도복을 움켜쥐어야 하는 극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독기를 품고 달려든 김재범에게 그 정도의 핸디캡은 별 문제가 되지 않았다. 김재범은 “딸 예담이가 있어 더 힘을 낼 수 있었다”고 설명한 뒤 “유도에서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선수는 1%밖에 없다. 여기서 멈추기보단 1% 안의 1%가 되기 위해 계속 운동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회 첫날(20일) 동메달 3개에 그쳤던 유도 대표팀은 이날 금 3개, 은 1개, 동 1개를 추가하며 한국 유도의 건재함을 알렸다. 여자 63㎏급에서 정다운은 연장 접전 끝에 중국의 양쥔샤를 꺾고 첫 유도 금메달을 안겼다. 여자 70㎏급의 김성연도 결승에서 아라이 지즈루(일본)를 상대로 경기 시작 1분 만에 절반을 따내며 승기를 굳힌 뒤 여유 있는 경기 운영으로 세 번째 유도 금메달을 안겼다. 여자 57㎏급의 김잔디는 은메달, 남자 73㎏급의 방귀만은 동메달을 각각 목에 걸었다.

인천=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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