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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신시대 옥살이 김지하 시인, 국가로부터 15억원 배상

입력 : 2014-09-24 12:01:26 수정 : 2014-09-24 13:0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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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신시대 각종 시국사건에 연루돼 억울하게 옥살이를 한 1970년대 대표적인 저항시인 김지하(73)씨와 가족들에게 국가가 15억원을 배상하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24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4부(배호근 부장판사)는 김지하씨와 부인, 장남 등 3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김씨 등은 배상액으로 35억원을 청구했지만, 재판부는 이 중 15억원만 인정했다.

재판부는 "김씨가 수사과정에서 최소한의 기본권도 보장받지 못했고 극심한 가혹행위로 심각한 정신적 피해를 입었다"며 "출소 후에도 일상생활에 감시를 받으며 정신과 치료까지 받았다"고 했다. 

이어 "김씨는 일반 수용자와 달리 24시간 불이 켜져 있고 감시카메라가 작동하는 독방에서 2년간 수감생활을 하기도 했다"며 "국민의 기본적 인권을 보호해야 할 형사사법기관이 조직적·의도적 인권침해를 저지른 사건으로 재발방지를 도모할 필요성이 있다"고 봤다.

재판부는 "김씨의 부인도 결혼한 지 1년도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구속통지도 받지 못한 채 남편이 수감되는 것을 겪었다"며 국가의 손해배상 이유를 밝혔다.

그러나 재판부는 1970년 풍자시 '오적'을 잡지 '사상계'에 실어 북한을 이롭게 했다는 '오적(五賊) 필화사건'의 경우 "재심에서 무죄를 받지 못했기에 이로인한 구금을 불법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김씨는 민청학련 사건과 오적필화 사건 등으로 6년 4개월간 투옥생활을 했다.

지난해 재심에서 민청학련 사건에 대해서는 무죄선고를 받았지만 오적필화 사건은 징역 1년의 선고 유예를 받았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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