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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바보·손녀바보 작가 최인호의 애틋한 가족 사랑

입력 : 2014-09-26 19:16:10 수정 : 2014-09-26 19: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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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호 지음/최다혜 그림/여백/1만4800원
나의 딸의 딸/최인호 지음/최다혜 그림/여백/1만4800원


작가 최인호가 40년 동안 적어 온 딸의 이야기 그리고 그 딸의 딸에 대한 12년 사랑의 기록이다. 작가의 1주기에 맞춰 간행된 책은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자신에게 찾아온, 사랑하는 이에게 바치는 애틋한 사랑의 노래로, 작고하기 4년 전에 이미 책의 제목을 지어두고 손녀 정원에 대한 글을 꾸준히 써내려간 것이다.

이야기 속에는 돌도 지나지 않은 아픈 딸을 들쳐 업고 정신없이 병원으로 달려가는 아버지가 있고, 밤새워 시험 공부하는 딸을 몰래 훔쳐보며 홀로 한숨짓는 아버지가 있다.

또 거기엔 유아원을 ‘땡땡이’ 치고 손녀를 데리고 백화점에 놀러갔다가 딸에게 들켜 혼이 나는 할아버지가 등장하며, 손녀 앞에서 ‘나비야, 나비야 이리 날아오너라’ 춤추고 노래하는 할아버지의 모습이 담겨있다.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큰 작가 최인호의 얼굴이 아닌, 소박한 일상 속에서 사랑하고 그리워하고, 기뻐하고 슬퍼하는 우리네 아버지와 할아버지의 모습을 볼 수 있다.

1부는 작가의 딸 다혜의 이야기를, 2부는 그 딸의 딸, 외손녀 정원의 이야기로 채웠다. 미국을 오가며 화가로 활동하고 있는 작가의 딸 다혜가 평소 아빠가 좋아했던 자신의 그림들을 곳곳에 수록하여, 아버지에 대한 깊은 사랑과 감사함, 그리고 그리움을 담아냈다. 더불어 손녀 정원이에 대한 지극한 애정을 엿볼 수 있는 사진들이 가득하다.

책은 작가 최인호가 딸과 손녀에게 전하는 가슴 벅찬 사랑과 감사의 고백이자, 한 가족의 40년 세월을 기록한 장려한 가족연대기이기도 하다. 더욱 중요한 것은 딸에게서 딸에게로 이어지는 삶의 지속, 가족이라는 이름 아래 만난 너와 나 인연의 신비에 대한 경탄이자 찬미이다. 평범한 일상의 풍경이지만, 때로 돌아보면 생명의 경이로움이었음을 일깨운다.

김신성 기자 sskim65@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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