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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왕이 등장한 연못… 모든 게 달라진 개구리의 삶

입력 : 2014-09-26 19:42:19 수정 : 2014-09-26 19:4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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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비드 칼리 글/마르코 소마 그림/루시드 폴 옮김/책읽는곰/1만1000원
어쩌다 여왕님/다비드 칼리 글/마르코 소마 그림/루시드 폴 옮김/책읽는곰/1만1000원


권력과 지배의 속성을 우화적으로 표현한 그림책이다. 정치는 제한된 자원을 분배하는 행위이고, 권력의 불균등한 분배는 민주사회에서조차 당연시되는 현상이다. 이 책은 벌거벗은 임금님에 의문을 던지듯 ‘왜 누군가는 권력을 가지고 지배하는가’라고 촌철살인으로 질문한다.

평화로운 연못에 개구리들이 살고 있다. 어느 날 하늘에서 번쩍이는 왕관이 떨어진다. 한 개구리가 왕관을 머리에 쓰자 다른 개구리들이 “와, 여왕님이다”라고 감탄한다. 한 개구리가 여왕의 일에 대해 알은체한다.

“여왕님은 다른 개구리들과 말을 해서는 안 됩니다. 발을 물에 적셔도 안 됩니다. … 힘든 일을 해선 안 되고, 통통한 파리를 드시며 분부만 내리십시오.”

어제까지만 해도 함께 일하고 놀던 여왕 개구리는 명령하는 위치가 됐다. 여왕의 몫을 다른 개구리들이 떠맡자 피곤에 지친 개구리들이 넘쳐났다. ‘왜 우리가 여왕의 일을 대신하는가’, ‘왜 당신이 여왕님이 됐는가’라고 의아해하는 개구리들도 있었지만 모든 의문은 ‘여왕님이고 왕관이 있으니까’라는 비논리적인 답변에 묵살됐다. 권력의 소멸은 아주 작은 사건과 함께 찾아왔다.

다이빙을 하던 여왕이 왕관을 물 속에 빠뜨렸다. 왕관이 사라지자 개구리들은 그제야 “왕관도 없는 주제에 무슨 여왕”이냐고 진흙을 던졌다.

송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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