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가구 공룡' 이케아, 국내 개장도 하기 전에 '갑질'

입력 : 2014-09-29 20:15:22 수정 : 2014-09-30 14:43:13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42國 진출 2013년 매출 44조…12월 광명시 매장 오픈
정규직 지원자에게 파트타임 등 종용
매장 수 42개국 345곳. 지난해 매출 44조5000억원. 세계 최대 가구업체 이케아는 말 그대로 ‘가구 공룡’이다. 국내 가구업체 1위인 한샘의 지난해 매출이 1조69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그 규모를 짐작케 한다. 그런 이케아가 오는 12월 세계에서 가장 큰 매장을 우리나라에서 열고 영업을 시작하는데 여기저기서 잡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정규직 지원자에게 파트타임을 권유하는가 하면 근무 조건 등을 제대로 공개하지 않아 지원자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특히 세계 최대 면적의 이케아 매장을 종합 유통이 아닌 전문점으로 허가를 받아 의무 휴무일제 같은 국내 유통법상의 영업규제를 피해갈 수 있다는 점에서 형평성 논란까지 일고 있다.

29일 업계 등에 따르면 창립한 지 72년 된 스웨덴 가구회사 이케아가 오는 12월 경기도 광명시에 대형 매장을 오픈한다. 그러나 대형 매장 오픈을 앞두고 최근 보여준 행태는 세계적인 기업이라는 명성과는 거리가 멀다. 

이케아는 개장을 앞두고 채용을 시작했는데 “정규직 합격이 어려울 것 같다”며 파트타임(계약직) 전환 의사를 묻는 등 사실상 계약직 채용을 종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지원자는 “글로벌 기업에 입사할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채용과정을 통과했는데 면접 때 파트타임을 제안받아 당황했다”며 “파트타임은 안정적인 직장생활을 보장받을 수 없어 거절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케아는 또 근무조건과 급여 같은 기본정보도 지원자들에게 명확히 알리지 않을 뿐더러 합격자에게 급여 수준을 외부에 공개하지 말도록 요구하고 있다. 급여 수준을 비밀로 하는 것은 세계 최대 가구업체답지 않게 국내 직원들에게 열악한 임금 책정을 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 합격자는 “풀타임은 월 160만원, 파트타임 20시간 기준은 75만원을 받는 수준이다”고 귀띔했다.

앞서 이케아코리아는 지난달 고용노동부의 일자리사이트 ‘워크넷’에 광명점 내 직원을 모집하는 공고를 내걸고 시급을 5210원으로 고지해 논란이 일자 곧바로 고지를 내렸다. 시급 5210원은 올해 우리나라 최저임금으로 국내 주요 대형마트 시급인 5600원 보다 훨씬 낮다. 한국 직원들에게는 최저 임금을 주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

대형마트들이 동참하고 있는 의무휴업 대상에서 제외된 점도 문제다. 역세권 일대 약 2만6000㎡ 규모의 초대형 매장을 여는 이케아 광명점은 세계 이케아 매장 중 가장 크고 국내 대형마트 기준(평균 1만㎡)의 두 배 이상이다. 하지만, 유통업체로 분류되지 않아 의무휴업이나 영업시간 제한 등의 규제를 받지 않는다.

이에 따라 이케아가 문을 열게 될 광명 소상공인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광명지역 한 상인은 “이케아는 가구뿐만 아니라 접시, 조명기구 등 대다수 생활용품을 판매하기 때문에 주변 중소상인들의 피해가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되며 지역 상권은 고사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한편 의무휴업을 받아들이지 않고 영업을 강행하던 코스트코는 지난 4월 서울행정법원 심판에 따라 현재 의무휴업에 동참하고 있다.

김기환 유통전문기자 kkh@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리센느 메이 '반가운 손인사'
  • 리센느 메이 '반가운 손인사'
  • 아일릿 이로하 '매력적인 미소'
  • 아일릿 민주 '귀여운 토끼상'
  • 임수향 '시크한 매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