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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어가는 이 가을, 선현들 나들이 엿보기

입력 : 2014-09-30 21:32:31 수정 : 2014-09-30 21:3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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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도서관 ‘옛사람의…’ 전시회 지난달 25일 시작한 가을 관광주간이 5일 끝난다. 직장 때문에, 또는 다른 다급한 사정 탓에 여행을 즐기지 못한 이들은 아쉬움이 클 듯하다. 멀리 떠날 수 없다면 잠깐 짬을 내 아늑한 전시 공간에서 선현들이 남긴 기록과 마주하며 깊어가는 가을의 정취를 만끽해 보는 건 어떨까.

금강산을 여행하며 쓴 일기인 ‘금강도로기’의 일부. 국립중앙도서관 제공
국립중앙도서관(관장 임원선)이 1일부터 본관 6층 고전운영실에서 ‘옛 사람들의 나들이’란 주제로 특별전을 연다. 옛 사람들이 나라 안팎으로 나들이를 다니며 겪은 다양한 경험을 현대인과 나누자는 취지다. ‘금강도로기(金剛途路記)’, ‘백두산유람록(白頭山遊覽錄)’, ‘연행도폭(燕行圖幅)’ 등 여행에 관한 고문헌 24종 33책을 선보인다.

과거 선비들은 금강산이나 백두산 같은 명산을 찾아 호연지기를 기르는 것을 중요한 미덕으로 여겼다. 물론 나들이가 늘 개인적 수양과 결부된 건 아니었다. 벼슬에 오르는 등용문 통과를 위해 떠나는 과거 길, 높은 관직을 제수받고 임무 수행을 하러 떠나는 부임 길, 권력투쟁 끝에 조정에서 쫓겨나 유배지로 떠나는 귀양 길 등도 다 옛 사람들이 겪은 여정의 일부다.

중국 베이징 여행 기록을 글과 그림으로 남긴 ‘연행도폭(燕行圖幅)’의 일부.
국립중앙도서관 제공
나라 밖 나들이는 중국으로 가는 연행, 일본으로 가는 통신사행처럼 공식 외교사절로 가는 것이 거의 유일한 통로였다. 자연히 선비들은 외국에 갈 기회가 주어지면 보고 들은 신비한 체험을 꼭 글로 남겼다. 19세기 말 이후 서양 문물이 쏟아져 들어오면서 나라 밖 나들이도 잦아졌다. 조선 최초로 세계일주를 다녀온 감회를 시로 기록한 ‘환구음초(環璆唫艸)’가 대표적이다.

중앙도서관 관계자는 “여행은 시대를 막론하고 사람들에게 생각을 넓힐 기회를 준다”며 “옛 사람들의 다양한 나들이 얘기를 접함으로써 새로운 눈으로 세상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12월30일까지. (02)590-0507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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