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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발 재건축 훈풍…양극화·전세난 부작용 우려

입력 : 2014-09-30 19:12:19 수정 : 2014-09-30 21:4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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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 부동산 대책 한달
거래 늘고 청약·경매시장 꿈틀
서울 서초구 반포동 신반포1차를 재건축하는 대림산업의 ‘아크로리버 파크2차’ 112㎡의 3.3㎡당 분양가격이 지난달 26일 5000만원으로 확정됐다. 국내 일반아파트 분양가로는 역대 최고다. 서초구청으로부터 분양 승인을 받은 이 아파트의 평균 분양가도 3.3㎡당 4130만원으로 사상 최고다.

재건축 연한 단축·청약제도 개선 등을 골자로 한 ‘9·1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부동산 시장 회복세가 완연하다. 분양시장은 사람들로 넘쳐나고, 강남발 재건축 아파트에서 시작된 가격 상승이 전국으로 일부 확산하면서 경매·상가·오피스텔 등에도 생기가 돌고 있다. 전문가들은 2008년 이후 침체를 보인 부동산 시장이 상승 국면에 접어들것이라는 전망을 조심스레 내놓고 있다.

◆‘온기’ 확산되는 부동산 시장


GS건설이 지난 26일 경기 성남시 복정동에 문을 연 ‘위례 자이’ 모델하우스에는 사흘 동안 무려 4만여명이 찾을 정도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주변 도로가 극심한 혼잡을 빚는가 하면 일명 ‘떴다방’까지 등장하는 등 분양 열기가 뜨거웠다. 정부가 9·1대책을 통해 향후 ‘신도시 공급 중단’ 방침을 밝히자 사실상 수도권에 남은 대단지라는 인식이 팽배하면서 실수요자는 물론 투자 수요까지 대거 몰린 것으로 보인다.

같은 날 재건축 단지인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초 푸르지오 써밋’ 모델하우스에도 지난주 말 2만5000여명의 발길이 이어졌다. 지방 분양시장도 상황은 비슷했다. 전북 전주시에서 분양 중인 ‘전주 송천 KCC스위첸’ 모델하우스에는 2만5000여명, 경남 고성의 ‘고성 코아루 더파크’ 모델하우스에는 1만5000여명이 다녀갔다.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 아파트 가격도 한 달 만에 연중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30일 부동산114 조사에 따르면 대책 발표 이후 9월 서울 아파트 값은 0.4% 올랐다. 올 들어 월별 상승률로 가장 높은 것이다. 양천구가 한 달 새 1.15% 오르면서 서울·수도권 지역을 통틀어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1980년대 후반에 건설된 목동신시가지 아파트 단지가 재건축 연한 단축의 수혜를 볼 것으로 기대되면서 3000만∼5000만원 이상 상승했다.

1980년대 후반 준공 단지가 많은 노원구도 9월 동안 0.63% 올랐다. 강남 3구와 강동구도 가격 상승에 가세했다. 재건축 추진 아파트가 많은 강남구가 0.67%의 상승률을 나타냈고 서초(0.58%)·송파(0.45%)·강동구(0.41%)가 뒤를 이었다. 분당 등 신도시와 수도권 아파트 값도 각각 0.20%, 0.15% 뛰며 연중 최고 상승률을 보였다.

주택 거래도 급증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28일까지 신고된 9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총 7267건으로 3개월 연속 증가했다. 9월 거래량으로는 2008년 이후 5년 만에 가장 많은 물량이다. 

◆지역 간 양극화·전세난…부작용 우려


9·1대책 이후 부동산 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지만 보이는 현상만으로 시장을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우선 서울 강남권과 비강남권 간, 수도권과 지방 간 ‘양극화’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전세난을 잡겠다는 정부의 의지와 달리 전세가격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부동산 114가 최근 3년간 서울 지역 아파트 매매가격을 조사한 결과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와 비강남권(나머지 22개구)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격 격차가 더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9월 강남 3구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는 3.3㎡당 2579만원으로 비강남권 평균 매매가 1353만원보다 1226만원 높았다. 이 격차는 부동산 경기 침체기인 2011년 9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17개월간 줄었지만, 올 들어 격차는 더 벌어졌다. 연초 취득세 영구 인하,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 등 호재와 맞물려 ‘7·4대책’과 함께 ‘9·1대책’ 등 동시다발적 부동산 정책이 나오면서 강남 3구가 유독 가격 상승 폭이 컸기 때문이다.

강남 3구의 3.3㎡당 평균 아파트 값은 지난해 12월 2494만원에서 9월 2579만원으로 올 들어 85만원 올랐지만, 비강남권은 같은 기간 13만원(1353만원-1340만원) 오르는 데 그쳤다.

정부의 호언장담과 달리 전국의 전세가율(아파트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도 사상 처음으로 70%까지 올라 서민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한국감정원 조사에서 9월 전세가율은 70%로 전달 69.9%보다 0.1%포인트 상승했다. 전세가율이 70%를 찍은 것은 감정원이 조사를 시작한 2012년 1월 이후 처음이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정부의 강력한 규제완화 정책으로 집값이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공감대는 형성된 것 같다”면서도 “정부가 서울 강남 등을 중심으로 부동산 경기 활성화의 불씨를 살려 다른 지역으로 분위기를 확산하려는 선순환 효과를 기대한 것으로 보이지만 아직까지는 효과가 미흡해 보인다”고 진단했다.

김기동 기자 kid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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