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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에 시작된 세월호협상, 가을문턱서 삼세판 합의

입력 : 2014-09-30 21:52:53 수정 : 2014-10-01 07:5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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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의 마지막 날인 30일 극적 타결된 여야의 세월호특별법 협상은 지난 3개월 동안 정국 전체를 들었다 놨다할 정도로 수차례 롤러코스터를 탔다.

지난 5월19일 박근혜 대통령이 대국민담화에서 처음 제안한 세월호특별법 구상은 7월10일 박 대통령과 여야 원내지도부 간 회동에서 "7월16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시킨다"는 합의가 도출됨으로써 쉽게 실현되는 듯했다.

여야는 회동 다음날인 7월 11일 곧바로 '세월호 사건 조사 및 보상에 관한 조속 입법 TF(태스크포스)를 구성해 특별법 제정 작업에 착수했으나, 진상조사위에 수사권을 부여하느냐 등의 쟁점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해 결국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기다리던 첫 합의는 8월7일 새누리당 이완구,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의 주례회동에서 이뤄졌다.

양당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 규정을 준용해 특별검사를 추천하되 진상조사위를 '5(새누리당):5(새정치연합):4(대법원장과 대한변협회장 각 2명):3(유가족)'로 구성하는 내용을 포함한 11개 합의안을 발표했다.

합의안대로라면 8월13일 본회의에서 통과됐어야 할 특별법이 채 꽃을 피우지도 못한 것은 야당 내부의 반발과 유가족의 강력한 반대 때문이었다.

새정치연합은 8월11일 의원총회에서 "8·7 합의안으로는 유가족과 국민의 동의를 받기 어렵다"면서 재협상을 추진키로 결정, 추인을 사실상 거부했다.

이에 여야 원내대표는 같은 달 19일 다시 만나 특별검사후보 추천위원회의 국회 몫 위원 4명 중 여당 몫 2명을 유족과 야당의 사전 동의를 받아 추천하는 내용의 2차 합의안을 도출했다. 진상조사위 구성에 주력한 1차 합의안과 달리 특검추천권을 확보하는 데 집중한 결과였다.

그러나 세월호 가족대책위가 이날 곧바로 회의를 열어 2차 합의안도 받아들이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협상은 또다시 안갯속에 빠졌다.

새누리당은 두 번의 합의를 깨뜨린 야당의 신뢰 문제를 지적한 반면, 새정치연합은 유족 뜻에 부합하는 '제대로 된' 특별법 제정이 필요하다며 평행선을 달렸다.

같은 달 24일에는 새정치연합이 아예 여·야·유족이 한자리에 모이는 3자 협의체 구성을 제안했으나, 새누리당의 반대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에 새정치연합은 8월26일 장외투쟁 돌입을 선언하고, 새누리당은 야당을 제쳐 둔 채 8월 말부터 9월 초까지 유족 대표와 세 차례 면담을 갖고 직접 대화에 나섰지만, 추석이 지나도록 돌파구는 열리지 않았다.

양당 원내대표는 연휴 전후인 이달 5일과 11일 잇따라 비공개 접촉을 재개했음에도 여전히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협상을 이어가야 할 시점에서 터진 새정치연합 외부 비대위원장 영입 파동으로 박영선 원내대표가 사퇴론과 탈당설에 휘말린 게 악재로 작용했다.

이런 가운데 박 대통령이 지난 16일 국무회의와 여당 지도부 면담에서 잇따라 진상조사위에 수사권과 기소권을 줄 수 없다는 뜻을 밝히며 2차합의를 마지노선으로 제시, 여야 협상이 더욱 꼬이는 것처럼 보였다.

막혔던 협상의 출구가 열린 것은 새로 취임한 새정치연합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22일 만나 원내대표 대화 재개를 촉구하면서부터다.

24∼25일 세월호 가족대책위 새 집행부와의 연속 면담으로 협상 재개의 시동을 건 박영선 원내대표와 이완구 원내대표의 26일 회동에서는 합의를 이루지 못했으나, 29일 처음으로 여·야·유족 3자 회동이 성사되면서 협상은 급물살을 탔다.

결국 여야는 이튿날인 30일 본회의까지 미루고 8시간여에 걸친 마라톤 협상을 벌인 끝에 여야가 4인의 특검 후보군을 특검후보추천위에 제시한다는 내용 등을 담은 합의안을 발표할 수 있었다.

그러나 유족들이 특검 후보군 추천 과정에서 배제됐다는 이유로 이날 합의를 반대하기로 해 남은 법 제정 과정이 순탄치는 않을 전망이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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