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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남해의 보석’ 완도의 볼거리들

입력 : 2014-10-02 19:23:18 수정 : 2014-10-03 00:2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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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도리의 구계등 해안, 수묵화 같이 몽롱한 풍경
‘난대림 천지’ 완도수목원 여의도의 3.5배
항구 보이는 언덕엔 ‘해상왕’ 장보고 동상 우뚝
‘명량’ ‘해신’ 등 촬영 드라마 세트장도 명소
청산도로 가기 위해서는 뭍에서 연륙교를 넘어 완도로 들어간 후 다시 배를 타야 한다. 우리나라에서 10번째로 큰 섬인 완도 역시 여행 목적지로 삼아도 좋을 만큼 매력적인 풍광과 볼거리가 많다. 265개의 섬으로 구성된 완도군의 중심인 완도에서 가장 이채로운 풍경을 만날 수 있는 곳은 정도리 해안의 구계등(九階燈)이다. 크고 작은 몽돌들이 모여 아홉 계단을 이뤘다고 해서 이 같은 이름이 붙었다. 명승 제3호인 구계등은 통일신라시대 황실의 녹원으로 지정될 정도로 오래전부터 아름답고 독특한 풍경으로 명성이 높았다.

전남 완도 정도리의 구계등 해안에는 수박만 한 몽돌들이 펼쳐져 있다. 1만년 전 파도가 바위들을 몰아와서 이곳에서 깎고 굴렸다고 한다. 어둠이 깔리기 시작한 구계등의 몽돌 사이로 파도가 들고 나며 한폭의 수묵화 같은 풍경을 만들어내고 있다.
1만여 년의 시간 동안 파도가 굴려 빚어낸 몽돌들은 수박만 한 것부터 참외, 사과, 탁구공만 한 것까지 크기도 다양하다. 파도가 치면 이 몽돌에 부딪쳐 ‘차르르, 차르르’ 소리가 울려 퍼진다. 남녘 하늘이 붉게 물드는 해질 무렵 이 자갈밭에 털썩 앉아 이 맑은 소리를 듣는 맛이 일품이다. 구계등 해안 뒤편의 방풍림도 눈에 담아 오는 게 좋겠다. 수령 100년이 넘는 붉가시나무, 줄참나무, 굴참나무, 서어나무 등 상록활엽수가 빼곡하고, 그 사이로 탐방로가 잘 갖춰져 있다.

바다를 끼고 있는 거대한 규모의 완도수목원.
완도 숲의 진면목은 완도 수목원에서 만날 수 있다. 완도수목원은 국내 유일의 난대림 수목원으로, 그 규모부터 대단하다. 완도 동북쪽에 솟은 오봉산 대부분이 수목원인데, 면적이 1050ha로 서울 여의도의 3.5배가 넘는다. 난대 상록수가 울창한 능선의 산책로를 따라 40분 정도 걸으면 정상 전망대에 닿는데, 이곳에 오르면 짙푸른 숲과 남해 바다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장보고의 청해진 유적지가 복원되어 있는 장도.
완도에서 장보고(?∼846) 얘기를 빼놓을 수는 없다. 8, 9세기 동북아 해상권을 장악한 장보고의 본거지인 청해진이 자리한 곳이 바로 완도다. 장보고가 살해된 뒤 청해진은 폐쇄됐고, 완도 사람들은 지금의 전북 김제 땅으로 강제 이주당해 벽골제 수리공사에 동원됐다. 고려 공민왕 때가 돼서야 완도에 다시 사람들이 들어와 살기 시작했다. 완도는 이렇게 500년간 ‘비워 뒀던 섬’이었다.

완도항을 바라보며 우뚝 서 있는 장보고 동상.
수백년간 역사 속에서 지워진 인물이었지만, 지금의 장보고는 ‘해상왕’으로 추앙받으며 완도를 상징하는 인물이다. 완도항이 내려다보이는 언덕에 그의 동상이 우뚝 서 있고, 장보고 기념관이 세워졌다. 청해진은 완도 동쪽의 작은 섬, 장도에 자리 잡고 있었다. 1990년대 초 이곳에서 성곽, 목책, 우물 등 청해진 유적이 발견되기 전까지 장도는 1200년간 주민들의 농경지로 사용됐다. 

‘명량’ 등 수많은 영화 드라마를 촬영한 세트장.
장보고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드라마 ‘해신’의 세트장도 완도에 있다. 총 180억원을 들인 이 드라마 세트장은 수십 편의 드라마, 영화가 촬영되며 완도의 명소로 자리 잡았다. 최근에는 영화 ‘명량’과 ‘해적’도 이곳에서 촬영했다고 해서 다시 한번 주목을 받았다.

 
완도타워
완도 타워는 완도 최고의 전망대다. 날카로운 인상을 주는 뾰족한 건물이 완도항의 정취와는 어울리지 않지만, 그 위에서 바라보는 완도항과 다도해 전망은 탄성을 자아낸다. 

완도타워에서 내려다본 완도항 일대.
완도타워에서 내려다본 인근 바다의 전복 양식장.
완도에서 다리 하나면 건너면 닿는 신지도의 ‘명사십리( 鳴沙十里)’도 이 일대의 명소다. 최근에는 이곳에 오토캠핑장도 세워졌다. 전국의 내로라하는 해변 중에는 ‘명사십리’라는 이름을 가진 곳이 여럿이다. 다른 곳은 모두 ‘밝을 명(明)’ 자를 쓰는데, 신지도는 ‘울 명(鳴)’ 자를 쓴다. ‘밝은 모래’가 아니라 ‘우는 모래’가 10리에 걸쳐 펼쳐져 있다는 뜻이다. 조선 철종 때 외척들의 전횡을 비판하다 유배 온 이세보(1832∼1895)가 밤이면 이 해변에서 울분을 실어 시를 읊었는데, 그 소리가 십리 밖에서도 들려 이 같은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완도=글·사진 박창억 기자 daniel@segye.com

여행정보(지역번호:061)=청산도에서는 3일부터 11일까지 가을축제인 ‘가을의 향기’ (www.cheongsando.co.kr)가 진행된다. 슬로길을 걸으며 가을 정취를 만끽하고 슬로푸드를 직접 만들어 보는 등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다. 가을철에는 완도항에서 청산도까지 하루 6회 여객선이 왕복한다. 완도 여객터미널에서 청산도 대청항까지 45분쯤 걸린다. 청산도의 숙소로는 폐교를 개조해 만든 ‘느린섬 여행학교’(554-6962)를 꼽을 수 있다. 이곳에서는 전복해초류비빔밥 등 슬로푸드도 맛볼 수 있다. 일반 모텔과 식당은 도청항 인근에 몰려 있다. 완도 읍내에는 ‘시드니 모텔’(555-1076) 등 규모가 큰 모텔이 많다. 완도는 국내 전복 생산의 81%를 차지하는 곳으로 전복을 내오는 식당이 많다. ‘새벽 항구’(554-7227)는 현지인이 추천하는 횟집으로 전복요리와 함께 삼치회도 맛볼 수 있다. ‘귀빈회관’(553-2648)은 해초해장국으로 유명하다. 완도군 관광정책과 550-5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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