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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 핵은 글씨… 추사는 한류 원조, 중국서법 완성도 높여 한국화시켜”

입력 : 2014-10-07 20:21:07 수정 : 2014-10-08 15:3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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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완수 간송미술관 한국민족미술硏 소장 간송미술관의 추사정화전은 미술관 부설 한국민족미술연구소 최완수(72) 소장의 연구 결과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가 최근 38년 만에 다시 펴낸 ‘추사집’(현암사)은 지난 세월 축적된 연구와 깊어진 안목이 반영돼 있다. 1972년부터 추사 연구에 매달린 성과물이라 할 수 있다. 이런 노력이 있었기에 추사체의 형성 과정을 보여주는 전시를 꾸리게 됐다.

“간송에서 첫 추사전을 열었을 때의 일입니다. 도록에 추사론을 써줄 사람을 구했지만 결국엔 못 구해 글이 없이 나갔지요. 미술사학자인 최순우 선생에게 여러번 부탁을 드렸지만 끝내 글을 못 받았어요. 할 수 없이 제가 추사연구에 나설 수밖에 없었지요.”

최완수 소장은 “이번 전시는 추사체가 형성되는 과정을 보여주는 전시”라며 “각 나이 때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작품을 엄선했다”고 말했다.
추사집이 첫 출간 당시 그는 34세였다. 이젠 그도 어느덧 추사보다 많은 나이가 됐다.

“24세 때 추사는 청에 사신으로 파견된 부친(김노경)을 따라 연경(베이징)에 갔어요. 금석학자이자 서예가 옹방강과 그의 제자들은 젊은 추사를 대하고 ‘이미 입신의 경지에 이르렀다’고 탄복을 하며 다투어 그의 글씨를 갖고자 했어요. 한류의 원조인 셈이지요.”

“추사에 중국인이 미칠 수밖에 없는 것은 자신들이 이미 해 놓은 것을 완성도 높게 극대화시켰다는 데 있습니다. 자기것에 살짝 손 하나 대는 꼴이니 중국들인에겐 환장할 노릇이지요.”

그는 이것이 유라시아 대륙의 종착역에 위치한 한국문화의 특징이라 강조했다. 유라시아 대륙에서부터 싣고 온 ‘화물’을 종착역에선 한꺼번엔 다 부려 놓게 마련이라는 것이다.그래서 종착역은 종결, 융합시키는 기능을 한다는 얘기다.

“같은 맥락에서 서구문화도 우리가 종결, 융합시키는 기능을 할 겁니다.”

그는 추사야말로 중국과 한국, 더 나아가 동아시아를 한데 아우를 수 있는 문화 핵심 키워드로, 오늘에도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문화의 핵은 글씨이기 때문이다.

“오죽했으면 일본학자 후지쓰카 지카시가 추사 관련 논문을 쓴 시기가 일본이 대동아공영권을 주창하던 시기이겠습니까. 추사를 고리로 삼아 대동아공영권을 꿈꿨던 것이지요.”

최 소장은 추사와 겸재(謙齋) 정선(1676∼1759)을 비롯한 ‘진경시대’ 연구를 이끌어 온 이른바 ‘간송학파’의 수장이다.

편완식 미술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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