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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공인연비 보다 더 잘나와” 렉서스 NX300h

입력 : 2014-10-08 15:48:21 수정 : 2014-10-08 16: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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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가 소형 SUV에 관심을 보이는 가운데 렉서스도 NX300h를 내놓고 경쟁에 돌입했다. BMW는 X3를 내놓으며 일찌감치 프리미엄 소형 SUV 시장을 공략했고 포르쉐 역시 카이엔의 성공에 이어 마칸을 등장시켰다. 아우디도 Q5에 이어 Q3까지 내놨다.

독일의 프리미엄 브랜드에 비해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렉서스 역시 소형 SUV를 내놨다. 이미 모터쇼를 통해 익숙하게 만난 모습이지만 도로에서 보는 느낌은 달랐다. 렉서스가 1998년부터 선보였던 대형 SUV ‘RX’에 비해 전반적으로 작다. 역시나 파워트레인은 하이브리드를 사용했다. 하지만 “렉서스는 연비만을 추구하는 하이브리드가 아니다”라는 개발자의 말처럼 공인연비가 썩 좋은편은 아니다.

NX300h를 타기 전에 크기를 살펴봤다. 렉서스의 풀사이즈 SUV인 RX와 비교했다. 길이는 140mm 짧고 폭은 40mm 좁다. 전반적으로는 차체 길이는 매우 짧아졌지만 실내 공간의 차이는 크지 않다. 특히 뒷좌석 승객의 하체 공간에는 신경을 많이 쓴 흔적이 보인다. 풀사이즈 SUV RX에 비해 고작 10mm 줄었다. 소형 SUV를 개발했지만 4명의 승객이 편하게 탈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다. 또,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사용하니 배터리를 어디엔가 넣어야하는데 뒷좌석 아래 공간을 활용해서 트렁크 적재량도 확보했고 뒷좌석 폴딩 기능도 살렸다.

운전석에 앉으면 고급스런 실내가 눈에 띈다. 스티어링휠은 SUV답지 않게 작고 두툼하다. 가죽의 질감이 좋으며 안정감을 느끼게 해준다. 계기반은 기존 렉서스 하이브리드와 동일하지만 센터페시아 배치는 다소 강한 인상으로 바뀌었다. 내비게이션이 불쑥 솟아올랐고 공조장치 버튼과 오디오가 순서대로 자리 잡았다. 전반적으로는 정갈하게 정돈한 모습이지만 기존 렉서스와 다르다. 버튼의 크기가 작아졌고 그 안에 있는 글자 크기도 줄었다. 여러모로 보다 젊은 소비자를 지향하는 모습이다.

내장재의 질감은 매우 뛰어나다. 사람이 만지는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부분에 소재를 다르게 사용했다. 컵홀더 왼쪽의 수납공간 덮개를 뒤집으면 거울이 있다. 여성을 위한 배려다.

시동을 걸고 좌우 사이드미러를 맞췄다. 독일차와 다르게 넓은 시야를 확보한 사이드미러가 편리하다. 사각지대를 확인하는 센서도 추가됐다. 고급 옵션에는 마크레빈슨 오디오를 넣었다. 일본의 럭셔리 브랜드는 오디오에 신경을 많이 쓴다.

뒷좌석 배치가 독특하다. 뒷바퀴 휠 하우스와 만나는 공간까지 의자가 파고 들어갔다. 일반적인 세단 구조에서는 나올 수 없는 공간이다. 덕분에 레그룸을 확보했고 천정은 B필러에서 C필러로 이어지면서 조금 높아지니 헤드룸도 여유가 있다. 뒷좌석을 전동식으로 접는 기능도 들어가서 시트 배열을 바꾸고자 힘을 들이지 않아도 된다. 뒷좌석 밑에는 하이브리드 구동을 위한 배터리가 들어갔다. 배터리 온도를 적정하게 유지하게 위해 양쪽 의자 밑에 환풍구가 뚫려있다.

트렁크는 넓지만 골프백이 가로로 들어갈 것 같지 않다. 렉서스는 골프백을 뒷좌석에 비스듬하게 세워 기대면 4개를 넣을 수 있고 그렇지 않을 경우 3개를 싣는다고 밝혔다. 트렁크 밑에는 임시로 사용하는 스페어 타이어가 들었다. 일반적인 소형 SUV와 비슷한 구성이다.

도로에 나서면 렉서스의 특징이 나타난다. 이 차에는 2.5리터 엣킨슨 사이클 방식의 가솔린 엔진과 전기모터가 들어있다. 모두 합해 200마력의 힘을 낸다. 4륜구동이라고 하지만 하이브리드를 활용한 일종의 간이 4륜구동이다. RX에서 선보였던 방식으로 앞바퀴는 엔진과 모터의 힘을 모두 사용하고 뒷바퀴는 모터만 사용한다.

변속기를 D로 바꾸고 출발한다. 출발은 전기모터로만 가능하며 급출발, 가속 정도에 따라 엔진의 개입시기가 달라진다. 이 차의 공인연비는 복합기준 12.6km/l, 도심에서는 13km/l이며 고속도로에서는 12.2km/l다. 일반적인 자동차는 도심연비가 고속도로에 비해 나쁘기 마련이지만 이 차는 반대다. 오히려 도심 연비가 더 좋다.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도심 주행이 많은 경우에 효율적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내비게이션이 안내하는 데로 시승에 나섰다. ‘아틀란’ 맵을 사용하는 내비게이션은 한국도요타자동차와 LG전자가 100억원을 들여 공동 개발했다. 그래서 수입차 가운데 가장 연동이 잘 된다. 계기반 정면에 내비게이션이 안내하는 경로가 간략하게 표시된다. 독일 차에서 헤드업 디스플레이를 적용했다면 렉서스는 계기반에 간단한 안내로 대신했다.

보통 고속주행 효율성을 확인하기위해 시속 100km/h로 달릴 때 엔진회전수를 확인하지만 하이브리드에 같은 기준을 적용하기엔 애매하다. 엔진회전 대신 충전, 에코, 파워의 세 단계로 안내하기 때문이다. 시속 100km/h에서는 파워쪽에 치우친 에코에 바늘이 멈췄다. 그다지 연비에 도움 되는 운전상태는 아니다.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을 출발해 인천 영종도까지 달린 연비는 14.3km/l. 곳곳에서 가속과 감속을 하면 12.7km/l까지 떨어졌고 정속주행 위주로 달리면 15~16km/l 내외의 연비를 기록했다. 이날 12대의 차로 기자들이 낸 연비는 최고 20.5km/l에서 최저 8.4km/l까지다. 주행습관이나 도로사정에 따라 연비는 큰 차이가 난다. 하지만 눈여겨 볼 부분은 평균연비다. 12대의 평균연비는 15.18km/l이지만 최고연비와 최저연비 각각 2대를 제외해 편차를 줄이면 평균연비는 15.71km/l로 올라간다. 어찌됐건 복합기준 공인연비 12.8km/l에 비해선 무척 높은 수치가 나왔고 도심주행이 고속주행에 비해 더 높은 수치가 나오는 하이브리드의 특성을 감안하면 독일 디젤 SUV와 연비 경쟁도 문제없어 보인다.

디자인은 다소 과격해 보인다. ‘L’자형 라이트를 앞뒤로 사용했고 헤드라이트는 상향등과 하향등을 한 곳에 넣으며 마치 컨셉트카의 모습을 그대로 옮겨온 듯하다. 렉서스가 GS, ES, IS 등 최근 신차를 내놓으며 선보인 디자인이 이제 눈에 익숙해질 때가 된 듯하다.

보닛을 열어보니 마감이 훌륭하다. 철판의 접합은 빈틈이 없고 매끄럽다. 연결부위의 단차도 일정하고 문을 여닫는 느낌까지 일정하다. 렉서스의 뛰어난 품질관리가 느껴진다.

렉서스는 이 차의 출시가격을 5680만원~6380만원으로 정했다. 독일산 동급 SUV가 6130만원~8390만원까지인 것과 비교하면 낮은 가격이다. 또, 이 차와 플랫폼을 공유하는 렉서스의 중형세단 ES와도 가격에 큰 차이가 없다. 독일차와 비교해서 품질과 연비가 떨어지는 것도 아니고 내구성이 나쁜 것도 아니니 가격은 낮아 보인다. 다만 우리나라에서 독일 빅3 브랜드의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렉서스는 아쉽지만 값을 낮춘 것으로 보인다.

영종도=이다일 기자 aut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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