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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종택의新온고지신] 세이사수변처방(世異事殊變處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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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10-08 20:40:22 수정 : 2014-10-08 20:5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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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사를 자동차운행에 대비해 본다. 더 빨리 가려고 액셀러레이터를 밟으면 밟을수록 그만큼 사고 위험이 높다. 속도를 차츰 높이되, 안전하게 더 멀리 가려면 브레이크를 밟는 절제가 필요하다. ‘노자 도덕경’은 이렇게 가르치고 있다.

“천 리 길도 한 걸음부터 출발하고, 구층탑도 한 줌 흙더미를 쌓는 데서부터 시작된다(千里之行 始於足下 九層之臺 起於累土).”

남북대화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북한 최고 정치 실세인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과 최룡해 당 비서, 김양건 대남담당 비서 등 북측 고위 인사들이 4일 전격 방한 후 북으로 돌아갔다. 표면적 이유는 인천아시안게임 폐막식 참석이지만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제외하면 북한을 이끌어가는 1, 2인자와 대남정책 최고책임자가 한꺼번에 한국을 방문한 것을 감안할 때 남북 관계 개선에 대한 메시지와 의지를 나타낸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물론 앞으로 우여곡절이야 왜 없겠는가. 민족공동체의 발전을 위해 실현 가능한 일부터 차근차근 해나가면 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무엇보다 눈앞의 작은 이익을 벗어나 대승적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배려를 통한 화합의 중요성이다.

‘오자병법’이 “먼저 마음을 모아 화합한 후에 더 큰 일을 도모하라(先和而後大事)”고 권면한 이유가 오늘에 되살아난다고 하겠다.

이산가족 상봉을 비롯한 인도적 문제 해결, 금강산 관광 재개 및 개성공단 같은 남북 공동번영을 위한 민생 인프라 구축, 남북 주민 간 동질성 회복 등을 통해 한민족의 번영을 위해선 북이 변해야 한다. 비핵화가 남북 대화의 전제조건은 아닐 터이다. 하지만 남북 대화가 6자회담이나 북·미 회담으로 이어지고, 북한이 국제사회의 경제적 지원을 받기 위해선 비핵화가 필수적이다. 시대흐름에 맞게 북이 변해야 될 이유다. “세상이 변하면 일도 달라지기에 처리하는 방법도 달리해야 한다(世異事殊變處方).” ‘한비자’의 충고다.

황종택 녹명문화연구소장

世異事殊變處方 : ‘세상이 변하면 일도 달라지기에 처리 방법도 달리해야 한다’는 뜻.

世 인간 세, 異 다를 이, 事 일 사, 殊 다를 수, 變 변할 변, 處 곳 처, 方 모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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