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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힐링 경주] 부채꼴 주상절리… 한 송이 해국 같아라

입력 : 2014-10-16 21:49:12 수정 : 2014-10-17 00: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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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소리길’ ‘감포 깍지길’ 환상적인 풍경
읍천항 마을 ‘담벼락 벽화’ 그림책 펼쳐놓은 듯
경주시 양남면 읍천리 바닷가에 있는 부채꼴 주상절리. 길이 10m가 넘는 육각형의 주상절리 수백개가 부채꼴 모양으로 펼쳐져 있는 이 주상절리는 형태가 세계적으로도 희귀해 지난해 천연기념물 제536호로 지정됐다.
경주시 제공
신라 천년 고도 경주의 관광패턴이 바뀌고 있다.

예전에는 경주에 오면 첨성대, 불국사, 석굴암 등 사적지를 둘러보곤 했으나 요즘엔 동해안의 멋진 자연풍광을 보며 힐링로드를 걷는 웰빙관광이 대세다.

물론 힐링로드를 따라 걷다 주변의 사적지를 곁들여 보는 것은 덤이다. 동해안의 힐링로드 가운데 용암과 바다와 파도가 빚은 천연의 예술품인 경주 양남면 읍천리의 주상절리(柱狀節理)가 있는 ‘파도소리길’은 천년고도 경주 여행의 백미로 꼽힌다. 주상절리 파도소리길은 읍천항에서 하서항에 이르는 1.7㎞ 구간이다.

월성원자력본부가 경주시 양남면 읍천항 일대를 벽화마을로 조성하기 위해 매년 여름에 읍천항 갤러리 벽화 공모전을 개최하고 있다.
월성원자력본부 제공
파도소리길의 출발점은 한적한 어촌마을인 읍천항이다. 읍천항의 읍천마을은 한국수력원자력㈜ 월성원자력본부가 아름다운 마을을 조성하기 위해 150여 동의 건물 담벼락에 그린 원색의 벽화가 그림책을 펼쳐 놓은 듯 황홀하다. 출렁다리를 건너면 수천 년 닳고 닳아 동글동글해진 몽돌이 파도의 지휘로 천상의 화음을 연주하는 몽돌해변도 보인다.

주상절리는 이곳에서부터 시작된다. 첫 번째로 만나는 주상절리는 지난해 천연기념물 제536호로 지정된 ‘부채꼴 주상절리’. 장작을 차곡차곡 쌓아 놓은 형상의 주상절리 오른쪽에 길이 10m가 넘는 육각형 모양의 주상절리 수백 개가 부채꼴 모양으로 펼쳐져 있다.

주상절리는 마그마에서 분출된 섭씨 1000도 이상의 용암이 차가운 지표면과 공기에 접촉하면서 만들어진다. 빠르게 냉각 및 수축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용암 표면에 오각형 또는 육각형 모양의 틈이 생기게 되는데, 이러한 틈이 수직방향으로 발달해 기다란 기둥모양을 이룰 때 주상절리라고 부른다. 용암과 파도가 빚은 읍천리의 주상절리는 주름치마, 부채꼴모양, 꽃봉우리 형태 등 우리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형상을 오롯이 드러내 경이로움과 친근감을 동시에 안겨준다. 이 중에서 가장 뛰어난 것은 부채꼴 주상절리로, 국내에서 처음 발견되었을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희귀하다. 사방으로 펼쳐진 모습이 곱게 핀 한 송이 해국처럼 보인다고 해서 ‘동해의 꽃’이라고도 불린다. 읍천리 주상절리가 일반인들에게 공개되던 2012년 6월13일 이전까지 천상의 예술품은 군사시설에 묻혀 세간의 시선에서 비켜서 있었다.

파도소리길은 구간별로 몽돌길, 야생화길, 등대길, 데크길 등 해안 환경을 고려한 테마로 조성돼 있다.

경주에는 파도소리길에 견줄 만한 또 하나의 명품 힐링로드가 있다. 동해안의 절경이 한눈에 보이는 ‘감포 깍지길’이다. 감포항을 중심으로 조성된 감포 깍지길은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동해안을 따라 이어진 멋진 절경이 넘쳐나는 이곳은 사람과 바다가 깍지를 낀 길이라는 뜻을 지녀 깍지길로 불린다. 경주 감포항을 중심으로 감포의 풍부한 해안관광자원과 수려한 산천, 유서 깊은 문화와 정감 어린 마을 등을 ‘길’이라는 주제로 엮어 조성한 80.7㎞ 해안탐방 둘레길이다.

총 8개 구간으로, 코스마다 독특해 길을 걷는 재미가 쏠쏠하다. 1구간은 어촌을 따라 문무대왕릉, 이견대, 감은사지 등 다양한 역사 유적과 송대말 등대, 주상절리, 용굴 등 아름다운 자연 경관이 매력적이다. 2구간은 80%가 등산로로 이루어져 있다. 수변길에서는 자전거 산책도 가능하다.

3구간에서는 감포 앞바다가 한눈에 보이는 태수바위와 함께 소나무, 편백나무, 측백나무 등이 풍성한 나무숲, 목공예촌 등을 만날 수 있다. 4구간은 약 1.5㎞의 등산로와 고대안 마을이 대표적이며, 감포시장, 수산물직판장, 활어유통센터가 있어 감포 특산물을 구매할 수도 있다.

깍지길에서 유일하게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는 5구간은 출발지인 전촌항을 비롯해 호동마을이 대표적인 코스다. 6구간은 약간 난이도가 있는 코스로, 회곡지 연못, 연대산 무일봉 등 빼어난 절경을 자랑한다. 7구간은 댕바우 전망지, 만파대, 신라 동해구의 문무 유언비와 고유섭 시비 등 신라의 문화유산이 곳곳에 분포해 있어 더 큰 재미를 주는 구간이다. 끝으로 8구간은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 고라섬이 있는 나정리, 대본마을을 살펴보는 코스로 구성돼 있다.

경주=장영태 기자 3678jy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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