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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0∼30년 테니스복서 영감… 가볍고 스포티한 여성복 선봬’

입력 : 2014-10-16 21:54:35 수정 : 2014-10-16 21:5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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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쿠’의 최진우·구연주씨 부부
제이쿠(J KOO)를 이끄는 부부 디자이너 최진우·구연주는 포크나 모던록 계열 인디밴드 같다. 요란하거나 뽐내지 않는다. 과잉된 자의식 없이 담담하지만 지루하지 않다. 소소한 농담과 장난, 여유를 잊지 않기 때문이다. 직접 만나본 인상이 그랬고, 이들의 옷도 비슷한 느낌이다.

제이쿠는 이들이 2010년 2월 영국 런던에서 시작한 여성복 브랜드다. 국내에는 2012년 가을·겨울 시즌에 데뷔했다. 이들의 옷은 봄·여름에는 가볍고 스포티한 느낌, 가을·겨울에는 테일러링(뛰어난 재단)에 치중한다. 이번 쇼에 선보일 옷은 1920∼30년대 테니스복에서 영감을 얻었다. 프린트(문양)는 모글리 오마리라는 영국의 젊은 콜라주 아티스트의 작업을 차용했다.

“우연히 배우 캐서린 헵번의 사진을 봤어요. 긴 바지를 입고 테니스 치는 모습이 인상에 남아 테니스복을 조사해봤죠. 20∼30년대에 중간 길이쯤으로 입은 테니스복의 실루엣(옷의 윤곽)과 길이감이 딱 다가왔어요.”

제이쿠는 홍콩, 중국, 싱가포르 등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미국에도 진출한 상태며 이번 시즌부터 유럽 시장을 두드리려 한다. 대부분 디자이너가 그렇듯 국내 시장은 비중을 늘리기 쉽지 않다.

“해외에서는 바이어가 판매할 만큼 옷을 사요. 선금을 주고 얼마만큼 생산해달라고 말해요. 적자 날 일이 없죠. 국내에서는 대부분 위탁 판매를 해요. 바이어에게 옷을 위탁한 뒤 안 팔리면 그대로 디자이너가 재고로 떠안는 거죠.”

국내에서 디자이너로 활동하기는 녹록지 않다. 그러나 이들은 실리주의가 강한 영국에서 단련돼 큰 어려움은 없다며 웃었다. 두 사람은 영국 센트럴 세인트 마틴 패션스쿨 유학을 준비하면서 처음 만났다. 최 디자이너는 “영국에서 일할 때 디자이너들을 보면 1000, 2000원에 벌벌 떨고 떨이로 파는 식료품을 사고는 좋아하더라”며 “영국 디자이너들은 변두리로 밀려나고 막내는 월 100만원밖에 못 받고 일할 만큼 힘들다”고 전했다. 

제이쿠의 부부 디자이너
구연주(왼쪽)·최진우씨.
두 사람이 그리는 제이쿠의 모습은 ‘담담하지만 빠르게 가고 싶은 브랜드’. 구 디자이너는 “패션 디자이너를 꿈꾸는 사람이 많은데 되는 사람은 적고 버티는 사람은 더 적다”며 “요즘 꿈과 현실의 간극을 느끼는 중”이라고 전했다. 최 디자이너는 그럼에도 “워낙 옷을 좋아했기에 이 일을 하고 있는 게 좋다”고 말했다.

“한 30년쯤 이 일을 한다면 꿈을 이룬 기분일 거예요. 제이쿠의 목표는 오래 가는 겁니다. 이 직업을 평생 가질 수 있으면 좋겠네요.”

송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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