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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곡 둘러싼 나무들 ‘붉은 옷’ 갈아입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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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10-16 21:24:11 수정 : 2014-12-30 15:5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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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의 화암팔경 & 오일장
정선 민둥산 억새와 화암약수 계곡의 단풍을 찾았다면 그 인근의 화암 팔경까지 발길이 이어질 것이다. 민둥산 증산초교에서 능산마을로 이어지는 421번 지방도로는 곧바로 화암 팔경을 잇는 424번 지방도로와 연결된다.

화암 팔경은 정선군 화암면 화암리와 몰운리 일대 여덟 곳의 명승지를 묶어서 이르는 말이다. 1경이 바로 화암약수이며, 거북바위·용마소·화암동굴·화표주·소금강·몰운대·광대곡이 그 뒤를 잇는다. 풍광의 우열을 가려 번호를 매긴 것은 아니고, 정선읍 쪽에서 몰운리 방향으로 424번 국도를 타면 이 순서대로 8경을 만나게 된다.

옛 사람들은 자연경관이나 운치가 빼어난 지역에서 여덟 군데의 명승을 꼽아 ‘팔경’이라고 부르곤 했다. 팔경을 가리는 운치는 중국 산수화의 화제(畵題)인 ‘소상팔경’에서 유래했다. 소상팔경이 만들어 낸 중국 후난(湖南)성 둥팅(洞庭)호 일대의 풍광이 그리 아름다웠다고 한다.

정선의 화암 팔경 중 6경인 소금강은 금강산 만물상을 연상시키는 기암절벽이 펼쳐진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이번 주말이 지나면 절벽과 바위 사이 나무들이 붉게 물들어 더욱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어낼 것이다.
우리나라에도 수백년 전부터 팔경으로 불린 곳이 여럿이지만, 화암 팔경은 근래에 정해 붙여진 이름이다. 1977년 일대를 국민관광지로 지정할 무렵에 부근의 볼거리와 빼어난 풍광을 묶어 팔경으로 정했다고 한다. 아마도 ‘그림 바위’라는 뜻의 ‘화암(畵岩)’이라는 이름은 이 일대 기기묘묘한 바위들이 빚는 풍광이 그림처럼 아름답다고 해서 붙였을 것이다.

화암 팔경 중에서도 빼어난 경관으로는 6경 소금강과 7경 몰운대를 꼽는다. 소금강은 화암1리에서 몰운1리에 이르는 4㎞ 구간의 협곡을 일컫는다. 어천이라는 물줄기 양옆으로 금강산 만물상을 연상시키는 기암절벽이 펼쳐진다고 해서 ‘작은 금강산’이라는 뜻으로 이런 이름이 붙여졌다. 가을철 소금강은 단풍이 아름다운 곳으로도 명성이 자자하다. 협곡을 둘러싼 나무들이 울긋불긋 물들면 기이한 형상의 바위들과 어우러져 절경을 빚어낸다. 소금강에는 지난 주말 단풍이 들기 시작했으니, 이번 주말이 넘어가면 본격적으로 채색이 진행될 것이다. 

7경인 몰운대의 수직 절벽.
몰운대는 어천변의 깎아지른 듯한 수직절벽과 그 위에 층층이 쌓은 너른 반석을 일컫는다. 어천의 물가에서 피어오른 안개에 잠겨 있는 듯하다 해서 ‘몰운(沒雲)’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절벽 옆으로는 두꺼운 서책 형상의 수직바위가 튀어나와 있고, 절벽 끝에는 수백년은 족히 되어보이는 고사목이 비장한 표정으로 버티고 서 있다. 또 멀리 까마득한 절벽 아래로는 소금강의 끝자락이 걸쳐 있다. 이 같은 풍경이 합쳐져 몰운대에는 짜릿한 긴장미가 넘친다. 다만 직벽 바로 아래 건너편 마을에 20여채의 축사와 가건물이 늘어서 있어 전망을 흐트러뜨리고 있다는 점이 아쉽기만 하다.

1910년쯤에 발견돼 알싸한 물맛으로 유명해진 화암약수와 그 앞의 거북바위, 화려한 석순과 석주를 뽐내는 화암동굴, 거대한 바위 위에 우뚝 솟은 돌기둥인 화표주, 맑고 푸른 물이 흐르는 용마소, 원시비경을 간직한 그윽한 계곡인 광대곡도 제각기 특색 있는 경관과 풍미를 지니고 있다.

2012년 관광의 별로 선정된 정선오일장.
424번 지방도로는 정선읍으로 이어지는데, 정선 여행 기간에 2와 7일이 들어가는 날이 있다면 읍내에서 열리는 오일장도 빠트릴 수 없겠다. 전국의 여러 시골 장터 중에서 주변 관광지와 연계한 체험여행 코스로 가장 성공한 곳이 바로 정선 오일장이다. 열차 상품이 만들어질 정도로 많은 사람이 몰리며 국내 오일장의 대명사가 된 이곳은 국내관광 활성화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2년 ‘한국관광의 별’로 선정되기도 했다. 각종 나물을 비롯한 농수산물과 토산품을 팔며, 전통 음식과 민속 공연도 즐길 수 있다.

정선읍내에서 멀지 않은 병방치에서는 하늘을 날고 하늘을 걷는 스릴 만점의 이색 레포츠를 경험할 수 있다. 병방치는 까마득한 절벽 아래로 굽이치는 동강과 한반도 지형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정선 최고의 전망 포인트. 2년 전 이곳에 스카이워크와 지프와이어가 설치됐다. 스카이워크는 투명한 유리 바닥에 서서 절벽을 내려다보는 돌출 전망대이며, 지프와이어는 착륙장과의 표고차가 325m가 넘는 탑승장에서 한반도 지형을 향해 최고 시속 120㎞로 내려가게 된다.

정선=글·사진 박창억 기자 daniel@segye.com

여행정보(지역번호:033)=서울에서 출발한다면 영동고속도로에서 중앙고속도로로 갈아탄 후 제천 나들목에서 나와 38번 국도를 타고 영월, 정선 방향으로 향하면 된다. 정선의 숙소로는 여러 편의시설을 갖춘 ‘하이원리조트’(1588-7789)가 첫손에 꼽힌다. 민둥산과 화암 팔경에서도 가깝다. 하이원리조트는 가을 여행을 즐기려는 가족단위 투숙객을 위한 이벤트를 진행한다. 3대가 함께 투숙하면 객실 등급을 업그레이드해준다. 하이원 리조트 인근에도 소규모 호텔과 모텔이 즐비하다. 정선의 대표적인 토속음식은 곤드레밥이다. 정선읍내의 ‘동박골’(563-2211)이 널리 알려져 있다. 황기족발과 콧등치기국수를 내는 ‘동광식당’(563-0437)도 손꼽히는 맛집이다. 사북읍 ‘혜원가든’(592-6633)은 깔끔한 고깃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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