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이들 두 당이 추진하는 혁신이란 게 특별히 새로운 내용은 아니다. 이를테면 면책 특권과 불체포 특권만 해도 2012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여야 공히 내려놓겠다고 약속했던 사항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지켜지지 않고 있다. 기초의원에 대한 정당공천제 폐지 약속도 두 당의 대선 공약이었지만 ‘공수표’로 끝났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정치권의 신뢰가 의문시되고 있음이다. 이는 말로는 ‘혁신’을 외치면서 속마음은 기득권 유지를 바라고 있다는 것을 뒷받침한다. 정치권 스스로 변화를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는 뜻이다. ‘전국책’은 이렇게 경책하고 있다. “해는 중천에 이르면 서쪽으로 옮기고 달도 차면 기울며(日中則而月滿則虧), 만물 또한 흥성하면 쇠하게 되니 이는 천지자연의 변함없는 규율이다(物盛則衰 天之常數也).”
천지자연이 운행하듯 세상사 변화의 흐름을 막을 수 없다는 의미다. 어차피 변해야 한다면 두려워하지 말고 발전적 측면에서 변화를 적극 추진해야 할 것이다. 실학사상가 연암 박지원은 개혁을 강조하면서 변화를 모르는 융통성 없는 태도인 ‘인순고식(因循姑息)’과 문제가 생기면 정면 돌파할 생각은 하지 않고 없던 일로 하거나 일시적으로 모면할 궁리만 하는 ‘구차미봉(苟且彌縫)’을 과감히 버려야만 우리 민족에게 살 길이 열린다고 제시한 바 있다. ‘사기(史記)’의 저자 사마천도 일찍이 이렇게 말했다. “사람과 만물이 신묘하게 변하니, 시대를 살펴 변화에 따라야 한다(千民萬物常神變 觀時察代順推移).”
황종택 녹명문화연구소장
觀時察代順推移 : ‘시대를 살펴 변화에 따라야 한다’는 뜻.
觀 볼 관, 時 때 시, 察 살필 찰, 代 시대 대, 順 순할 순, 推 밀 추, 移 옮길 이
觀 볼 관, 時 때 시, 察 살필 찰, 代 시대 대, 順 순할 순, 推 밀 추, 移 옮길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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