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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은 만들고 팔고 먹는 것 이상의 그 무엇”

입력 : 2014-10-17 20:21:14 수정 : 2014-10-17 20: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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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신 지음/궁리/1만5000원
나의 밥 이야기/김석신 지음/궁리/1만5000원


옛 전통사회에서는 산고가 시작되면 윗목에 삼신상(三神床)을 차리고 쌀과 정화수 세 그릇을 올려 순산을 기원했다. 또 아이가 태어나면 흰 쌀밥과 미역국을 지어 올렸다. 이같이 생명의 탄생과 함께한 ‘밥’은 죽음 이후에도 반드시 필요한 존재였다. 전통 상례에서는 저승으로 가며 먹을 식량, 즉 반함(飯含)을 죽은 이의 입에 넣었다. 또 우리의 제수 음식은 모든 먹거리의 총집합이다. 삶도, 죽음도 밥 없이는 존재할 수 없는 것이다.

신간 ‘나의 밥 이야기’는 이같이 밥과 사람의 관계, 즉 밥에 대한 인문사회학적 고찰을 담고 있다. 가톨릭대 식품영양학과 교수인 저자는 “생명은 생명을 먹고 사는데, 생명이 먹는 생명이 바로 음식”이라며 “음식은 단순히 만들고 팔고 먹는 것 이상의 그 무엇”이라고 강조한다.

이 책은 크게 ‘사람과 음식’ ‘세상과 음식’ ‘삶과 음식’ 세 주제로 구성돼 있다. 사람의 생활과 음식을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는 것처럼, 세상을 돌아가게 하는 원동력도 결국은 밥이다. 식량은 공동체와 그 구성원의 건강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이며, 정치적으로도 먹거리의 안정적 공급만큼 중요한 어젠다는 없다. 또 사회는 사람들 사이의 교류를 통해 구성되는데, 이때 친밀한 관계를 상징하는 게 바로 음식이다. 음식은 소통의 매개인 셈이다.

저자는 음식과 관련한 윤리에 대해서도 살펴본다. 음식에 대한 불신과 불안이 커지며 음식 윤리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음식 윤리의 핵심은 ‘나눠 먹어라’였다. 요즘은 생명존중, 정의, 환경보전, 안전성 최우선, 동적 평형의 원리가 요구된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동적 평형이란 에너지의 섭취량과 소모량이 일치한다는 개념이다. 저자는 “음식을 통한 행복 극대화의 이론과 실제를 서술하고자 했다”고 서문에 썼다.

박창억 기자 danie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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