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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아이콘으로 떠오른 런던, 부끄럽고 아픈 역사까지 들춰

입력 : 2014-10-17 19:46:39 수정 : 2014-10-17 19:4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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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N. 윌슨 지음/윤철희 옮김/을유문화사/1만3000원
런던의 역사/A. N. 윌슨 지음/윤철희 옮김/을유문화사/1만3000원


영국 런던을 처음 찾은 한국인은 템스 강변의 국회의사당과 트래펄가 광장 등 책에서만 접한 명소를 둘러보며 벌린 입을 다물지 못한다. 하지만 놀랄 대목은 정작 따로 있다. 상상을 초월하는 비싼 물가, 한없이 느린 인터넷, 돈을 내지 않으면 쓸 수 없는 공중화장실…. 직접 만난 런던은 흥분과 실망이 교차하는 곳이다.

프랑스 파리가 19세기 중반 국가적 차원의 개조 작업을 거쳐 오늘의 모습을 갖췄다면 런던은 그런 유형의 계획도시와 거리가 멀다. 런던 토박이인 저자는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은 단일한 도시계획에 따라 건설된 도시가 아니다”며 “거의 통제가 이뤄지지 않은 사회적·건축적 무질서 속에 존재하는 공간”이라고 말한다. 자유주의 시장경제 이론의 본고장답게 그냥 자유롭게 길을 내고 건물을 지은 결과가 오늘의 런던이다.

대다수가 런던 하면 ‘해가 지지 않는’ 대영제국의 수도로 세계를 호령하는 모습만 떠올린다. 그러나 런던도 여러 차례 위기를 맞았다. 전염병이 창궐해 시민의 5분의 1이 목숨을 잃는가 하면, 커다란 화재로 템스 강변 주택의 80%가 소실되기도 했다. 최악의 시련은 제2차 세계대전이었다. 1940년 독일 공군의 런던 폭격은 이 고색창연한 도시를 잿더미로 만들었다. 책은 런던이 겪은 부끄럽고 아픈 역사도 가감없이 생생하게 소개한다.

웨스트엔드 뮤지컬과 프리미어리그 축구가 인기를 끌며 런던은 세계 젊은이들 사이에 문화의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닥터후’나 ‘셜록’ 같은 드라마를 통해 런던의 매력에 흠뻑 빠진 이도 많다. 책은 지금의 런던이 있기까지 도시를 일군 이들의 공로에 주목한다. “미래를 향해 뻗어나가는 런던의 활력은 (…) 런던의 도로와 강물이 목격해 온 가지각색의 인간적 체험에서 비롯된 것이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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