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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또 후진국형 참사, ‘안전한 대한민국’은 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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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10-18 00:06:53 수정 : 2014-10-18 01: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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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처구니없는 참사가 또 터졌다. 어제 경기도 성남시 판교테크노밸리 유스페이스 야외공연장에서 환풍구 철제 덮개가 무너져 공연을 관람하던 27명이 약 20m 아래로 추락했다. 이 사고로 16명이 숨지고, 11명이 다쳤다. 이곳에서는 판교테크노밸리 축제가 경기도와 경기과학기술진흥원 주최로 열리고 있었다. 행사 주관사는 인터넷신문사인 이데일리였다. 사고 당시 700명이 넘는 시민이 걸그룹 포미닛 등의 축하공연을 구경하고 있었다고 한다.

안전 점검과 관리가 어떻게 이루어졌기에 또 이런 참사가 터지는가. 많은 사람이 모이는 공연에서는 사전에 안전을 점검하고, 조치를 취하는 것은 기본이다. 사전 안전조치가 제대로 취해졌는지 의심된다. 공연장 바로 곁에 4층 깊이의 환풍구가 있다면 당연히 통제돼야 했다. 관람객들은 “안전요원을 보지 못했다”고 했다. 통제하는 사람도, 오르지 말라는 표식도 없으니 시민들은 그 위로 올라갔을 터다. 규격에 맞는 철제 덮개가 쓰였는지도 의문이다.

주최측은 “이름만 빌려줬을 뿐”이라고 했다. 구차한 변명이다. 주최를 했다면 감독관을 파견해 최소한의 안전 점검은 해야 할 일이다. 건물에 구조적인 결함은 없었는지, 공연 주최·주관사는 안전관리책임을 소홀히 하지 않았는지 철저히 조사해 책임을 물어야 한다.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안전한 대한민국 건설’을 다짐했다. 사고는 이어진다. 지난 2월에는 경주 마우나오션 리조트 체육관 붕괴로 204명의 사상자가 났다. 세월호 참사 이후에는 전남 장성요양원 화재, 경기 고양종합터미널 화재 사고가 이어졌다. 서울 송파구 석촌지하차도 아래서는 대형 동공도 발견됐다. 안전은 어디에 내동댕이친 것인가.

구멍난 사고공화국의 현실을 다시 확인하게 된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5개 회원국 근로자 1만2240명에게 설문조사한 결과, 안전의식은 꼴찌수준이었다. 전국 곳곳에 널린 수십m 깊이의 지하철·주차장 환풍구는 안전한가. 전국 121곳의 초·중·고교 건물은 D등급을 받은 재난위험시설이다. 안전한 나라를 만들자면 곳곳에 산재한 위험요소부터 제거해야 한다. 안타까운 죽음은 세월호 참사로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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