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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철, 2군·백업 설움 딛고 '가을잔치 주인공'

입력 : 2014-10-19 22:48:42 수정 : 2014-10-19 22:5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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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스의 '안방마님' 최경철(34)에게 2014년은 더욱 잊지 못할 한 해가 될 것 같다.

멀게만 보였던 1군 무대에서 주전 포수로 맹활약을 펼쳤을 뿐 아니라 주전으로 처음 나선 가을잔치에서는 '주인공'이 됐다.

최경철은 19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 8번타자 겸 포수로 선발 출전해 1회초 쐐기 3점포를 작렬하는 등 4타수 1안타 3타점 2득점으로 활약했다.

전주고, 동의대를 졸업하고 2004년 프로 무대를 밟은 최경철은 1군 무대보다는 2군에 있는 시간이 더 많은 선수였다.

어쩌다 1군에 올라오더라도 벤치를 지키는 시간이 더 많았다. 최경철은 올해 정규시즌을 제외하고는 100경기 이상 뛴 시즌이 없었다.

전형적인 수비형 포수인 그에게 좀처럼 주전 기회는 주어지지 않았다. 포구와 투수리드, 송구 능력, 블로킹 능력 등이 모두 안정적인 그의 약점은 '방망이'였다. 워낙 타격이 좋지 않아 늘 그는 백업 요원으로 분류됐다.

2004년 SK 와이번스 유니폼을 입고 프로 무대를 밟은 최경철은 박경완, 정상호 등이 버틴 SK의 두터운 포수 층을 뚫지 못해 주로 2군에 머물렀다.

2012년 5월 SK에서 넥센 히어로즈로 트레이드된 최경철은 넥센에서도 주전 자리를 꿰차지 못했다. 그는 81경기에 나서는데 그쳤다.

넥센으로 유니폼을 갈아입은지 1년도 되지 않은 지난해 4월 최경철은 또다시 서동욱과 맞트레이드돼 LG로 이적했다.

LG로 이적한 첫 해에도 최경철은 주전으로 자리잡지 못한채 38경기에 나서는데 만족해야했다.

2군에서 눈물젖은 빵을 씹던 최경철은 올해 현재윤과 윤요섭이 나란히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주전 자리를 꿰차게 됐다.

데뷔 12년만에 잡은 주전 기회를 최경철은 놓치지 않았다. 이를 악문 그는 타격에서도 쏠쏠한 활약을 펼치며 LG의 확고한 안방마님으로 맹활약했다.

올 시즌 117경기에 출전한 최경철은 타율 0.214 4홈런 39타점을 기록했다. 최경철의 프로 데뷔 후 가장 좋은 타격 기록이다. 지난 5월13일 잠실 롯데전에서 10년만에 홈런을 때려냈고, 7월23일 광주 KIA전에서는 데뷔 후 처음으로 만루포도 날렸다.

최고의 한 해를 보낸 최경철에게 이번 포스트시즌은 주전 포수로는 처음 맞는 가을잔치였다. 최경철은 SK에서 뛰던 2005년 포스트시즌에 나선 적이 있지만 대수비로 1경기에 나섰을 뿐이었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최경철은 "개막전과 포스트시즌은 모든 선수들이 꿈꾸는 무대"라며 "이런 순간을 꿈꿔왔다"고 말했다.

꿈에 그리던 무대에서 처음으로 들어선 타석에서 최경철은 결정적인 한 방을 때려냈다. 팀이 3-0으로 앞선 1회초 2사 1,2루의 찬스에 타석에 들어선 최경철은 웨버의 3구째 시속142㎞짜리 직구를 통타,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쐐기 3점포를 쏘아올렸다.

최경철의 홈런 덕에 LG는 경기 초반부터 완전히 기선을 제압해 1차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최경철은 수비에서도 맹활약을 펼쳤다. 투수의 폭투를 적절한 블로킹으로 발빠른 NC의 주자들을 모두 잡아낸 것은 일품이었다.

3회말 2사 1루에서 류제국의 초구는 포수 옆으로 살짝 빠졌다. 그러자 발빠른 1루주자 김종호가 2루로 뛰었다. 최경철은 빠르게 공을 잡아 2루로 송구, 김종호를 아웃시켰다.

8회 1사 1루에서도 임정우가 폭투를 던졌지만 최경철은 이를 잡아 재빠르게 2루로 던져 2루로 뛰던 대주자 이상호를 잡아냈다.

LG의 양상문(53) 감독에게는 흐뭇할 수밖에 없는 최경철의 맹활약이다.

양 감독의 LG 사령탑 데뷔전이었던 지난 5월13일 잠실 롯데전에서 선제 솔로 홈런을 터뜨려 LG의 5-0 승리에 힘을 더한 것이 최경철이었다. 3660일만의 홈런이었다.

양 감독이 감독으로서 포스트시즌에 처음 나선 이번 경기에서도 최경철은 '승리 요정' 노릇을 톡톡히 했다.

쐐기 3점포를 때려낸 후 번쩍 들어올린 최경철의 두 팔은 기나긴 인내의 세월과 싸움에서의 승리를 뜻하는 듯 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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