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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 '崔노믹스', 가계빚·부동산 쪽박…묵은 악재 발목

입력 : 2014-10-20 18:46:54 수정 : 2014-10-21 07:5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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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빚·부동산 쪽박…묵은 악재에 발 묶여
자산가격 침체… 소비 안 살아나
달러 강세·유로존 리스크 겹쳐…주식·주택시장 소강상태 여전
일반적으로 주식이나 부동산 가격이 오르면 소비가 증가한다. 소득이 그대로일지라도 자산 가격이 상승하면 경제주체들은 자연스레 소비를 늘리게 된다. 이를 ‘부의 효과(wealth effect)’ 또는 ‘자산 효과’라고 한다. 부양수단을 총동원해 경기를 살리려는 ‘최경환노믹스’는 이 효과 없이 성공하기 어렵다. 부동산·금융 규제를 완화하고 기준금리 인하를 압박하는 것도 결국 이 효과를 누리려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야박하다. 과거와 달리 부의 효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최경환노믹스 기대감으로 한동안 아파트 가격이 들썩이고 주가가 치솟았지만 이렇다 할 부의 효과는 감지되지 않고 있다. 지난 8월과 1년 전인 지난해 8월 경제지표를 비교해보자.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월평균 코스피는 지난해 8월 1896.96에서 지난 8월 2060.93으로 8.6%(163.97) 상승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가운데)이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기획재정부 국정감사에서 여야 의원들의 국가 경제정책에 관련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한국감정원 통계를 보면 아파트실거래가지수(2006년 1월=100)는 지난해 8월 139.5에서 지난 7월 144.9로 상승했다. 8월 통계는 아직 집계되지 않았는데 부동산·금융 규제 완화가 시작된 시기인 만큼 7월보다 상승했을 게 확실하다.

같은 기간 소비심리 지표에선 자산 효과를 느낄 수 없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지난해 8월 105 →지난 1월 109 → 3월 108 → 5월 105 → 8월 107로 소폭 등락을 거듭하며 횡보했다.

그러는 사이 주가는 달러 강세와 유로존 경기하강 위험으로 곤두박질치고, 주택시장은 완연한 소강상태로 돌아선 상황이다.

지난 17일 한때 1900선이 무너졌던 코스피는 20일 급반등하며 1930선을 회복했지만 ‘갈 길’이 멀다. 불과 한 달 반 전의 코스피는 2080선(7월30일)을 웃돌았다. 자산 가격이 오르는 우호적 여건에서도 자산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마당에 여건마저 악화하고 있는 것이다.

과거엔 이렇지 않았다. 글로벌 금융위기 중인 2009년 1월과 5월을 비교하면 월평균 코스피가 1156.37에서 1400.50으로, 아파트실거래가지수가 117.4에서 123.8로 상승하는 기간에 소비자심리지수도 80에서 105로 급상승했다. 자산가격 상승과 함께 소비심리도 급속히 개선됐음을 알 수 있다. 자산 효과의 정도는 이들 지표를 비교하는 것만으로 정확히 판단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간접적 평가의 잣대는 될 것”이라고 한은 관계자는 말했다.

다수의 경제전문가들은 자산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이유로 ‘과도한 가계부채’와 ‘깨진 부동산 불패신화’를 꼽았다. 이 두 가지 악조건으로 자산 효과 작동 경로가 막혀버렸다는 것이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과거엔 집값은 한 번 오르면 떨어지지 않는다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에 집값이 오르기만 하면 확정이익으로 여기고 소비를 늘릴 수 있었지만 지금은 아니다”고 말했다. “언제 다시 떨어질지 모르니 집값 상승이 소비심리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장보형 하나금융경영연구소 경제연구실장은 “가계부채 부담이 큰 상황에서는 자산가격이 올라도 부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과도한 부채가 가계를 짓누르는 상황에서는 반대로 해야 소비가 늘 것”이라고 말했다. “집값을 떨어뜨리면 오히려 소비가 늘 것”이라는 얘기다.

류순열 선임기자 ryoos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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