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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고 내 새끼야, 내 새끼야" 희생자 눈물의 배웅

입력 : 2014-10-20 19:27:23 수정 : 2014-10-20 22:2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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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교 환풍구 붕괴 참사 5명 영결식 “아이고 내 새끼야, 내 새끼야….”

20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은행동 성남중앙병원. 부지불식간에 피붙이를 잃은 유족들의 슬픔을 먹구름이 짓눌렀다. 통곡소리는 빗소리와 뒤섞여 장례식장에 울려 퍼졌다.

직장 동료와 함께 공연을 보러 잠시 회사 밖으로 나갔다가 사고를 당한 장모(39·여)씨의 영정 사진이 동생의 품에 안겨 빈소 밖으로 나가자 70대 아버지는 참았던 울음을 토해냈다. 동료들은 장씨에 대해 능력 있고 책임감이 강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들은 “동생들이나 조카들에게 정말 잘했던 것으로 안다”며 “똑똑하고 능력 있는 친구였는데 입사한 지 5개월도 안 돼 이런 일을 당하게 돼서 안타깝다”고 말을 잇지 못했다. 장씨는 판교 테크노밸리의 한 IT기업에 다녔다.

30분간 진행된 영결식을 마친 뒤 운구차가 떠나자 아버지는 자리를 뜨지 못하고 한동안 딸이 떠난 길을 멍하니 바라봤다. 고인의 유해는 성남 영생관리사업소에서 화장된 뒤 전북 전주의 한 납골당에 안치됐다.

장씨의 옆 빈소에서 치러진 김모(26·여)씨의 영결식도 슬픔속에서 진행됐다. 김씨의 유가족과 지인 수십명은 발인 전 찬송가를 부르며 그가 하늘에서 편히 살 수 있기를 간절히 기원했다.

김씨의 남동생(19)이 영정사진을 들고 나오자 가족들은 운구차 주위에 모였다. 수척한 모습의 두 여동생은 손으로 입을 막으며 슬픔을 참아 보려 애썼지만 기어이 눈물을 쏟아냈다. 김씨의 여동생(25)은 “월급날만 되면 항상 필요한 것 없냐며 챙겨주고 주말마다 함께 나들이하는 언니였다”며 “희생자 명단에서 언니 이름을 발견하고 설마 하는 생각에 전화를 했는데 정말 이런 일이 벌어질 줄은 꿈에도 생각 못했다”고 말했다. 김씨의 남동생은 “누나가 사고 당일 아침에도 부모님께 밝게 인사하고 출근했는데 어떻게 이런 아픔을 줄 수 있느냐”며 주저앉았다.

이날 용인 강남병원과 분당 서울대병원 등에서는 또 다른 희생자 3명의 영결식이 치러졌다. 비보를 접한 가족과 지인들은 20∼30대 나이에 세상을 떠난 이들의 마지막 길을 눈물로 배웅했다.

성남=김건호·염유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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