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준모 선문대 교수·국제정치학 |
특히 교통과 통신이 발달한 현대사회에서는 대통령이 국제관계의 전면에 나서 외교정책을 수행하는 경우가 일반화되어 있다. 국가수반으로서 대통령은 국제사회의 복합적인 역학관계와 상호의존 속에서 국가의 역량과 이해를 고려하여 최선의 정책목표와 목표달성을 위한 방법을 결정해야 한다. 그리고 외국의 정상과 회담이나 전화, 특사파견 등 다양한 방식으로 국익실현을 위한 외교를 펼치게 된다.
세계 각국의 정상들은 필요에 따라 외교 상대국을 방문하거나 다양한 국제기구와 국제제도의 틀을 이용해 양자회담이나 다자회담으로 쟁점 현안에 대해 협상을 진행하고 합의안을 도출한다. 지난 16∼17일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지속가능한 성장과 안보를 위한 책임 있는 협력’을 주제로 개최된 제10차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는 대통령의 외교활동 수행을 잘 보여준 사례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 회의에서 아시아와 유럽의 연계성 증진 방안으로 유라시아 복합교통·물류 네트워크 심포지엄을 제안함으로써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의 실현기반을 다졌다.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와 창조경제를 통해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 나아가 통일을 실현하는 것이 세계 사회와 각국의 이익 증진에 부응한다는 점을 역설한 것이다.
박 대통령은 원칙과 신뢰를 강조한다. 이것은 정상외교의 과정에서 대통령의 정치철학과 인간적 성품, 그리고 정책노선에 일관성을 보여주는 긍정적 상징성을 지닌다. 이러한 기준에서 일본의 아베 총리가 희망하는 한·일 정상회담은 과거사 문제에 대한 성의 있는 조치가 우선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제시하고 있으며 남북정상회담도 서두르지 않고 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필요한 경우에는 적극적으로 정상외교를 추진하면서 국익을 실현하고자 한다. 대통령의 외교활동에 박수를 보내는 이유다.
우준모 선문대 교수·국제정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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