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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유가족 오열­구형 앞두고 피해자 진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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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10-21 16:22:24 수정 : 2014-10-21 17:3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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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와 손잡고 같이 바다로 잠수했다. 하지만 친구 손을 놓쳐버렸다. 그리고 나만 구조됐다.”

세월호 침몰 당시 생존한 단원고 2학년 여학생의 편지 글이 읽어내려가자 방청석은 어느새 눈물 바다로 변했다. 이 편지에는 살아 남은 자의 슬픔이 고스란히 베어있었다.

20일 광주지법 형사 11부(임정엽 부장판사) 심리로 광주지법 201호 법정에서 열린 세월호 선원들에 대한 재판. 재판부는 이날 다음주 검찰의 구형을 앞두고 피해자들의 진술을 들었다.

경기 안산지원에서 재판이 중계된 이후 한동안 발길이 뜸해졌던 유가족들이 이날 방청석 100여 석을 채웠다.

단원고 학생의 부모, 실종된 교사의 아내, 생존자, 생존 학생의 가족 등 13명이 증언했다.

단원고 교사 부인 민모씨가 첫번째로 나와 진술했다. 민씨는 아직까지 남편의 시시조차 찾지 못해 그 누구도 슬픔이 더했다. 민씨는 “사고 직후 며칠간 팽목항에 시신이 들어올 때마다 남편이 아니기를 바랐지만 며칠이 지나니 남편이기를 바라게 됐다”며 “이제는 뼛조각이라도 찾아서 어린 아이들에게 아버지가 가는 마지막 모습이라도 보여주고 싶다”고 울먹였다.

슬픔에 잠긴 민씨는 9살과 7살짜리 두 아이의 얘기를 꺼내면서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이어 생존자 전모씨가 증언대에 섰다. 그는 “더 많은 학생들과 같이 나와야했는데 그렇지 못해서 죄송하다. 누구한테 지시를 받아 승객들에게 배에 가만히 있으라 했는지 궁금하다”며 피고인석에 앉은 선원들에게 “진실을 말하라”고 호통쳤다.

이날 유가족은 ‘최후 진술’이라는 제목의 동영상이 상영되자 오열했다. 이 동영상은 침몰 당일 4월 16일 오전 9시 10분 세월호 선실 모습을 5분 가량 담고 있다. 한 학생이 “물이 다 찼어, 아 진짜 무서워요, 지금 울것 같아요, 엄마 정말 미안해”라는 학생들의 절규가 나오자 방청석은 울음 바다가 됐다. 일부 유가족들은 법정 밖으로 나가기도 했다.

방청석 유가족들은 오열하면서도 피고인석에 앉아있는 이준석 선장 등을 향해 “사람 새끼가 맞느냐”, “이 살인자들아”라고 울분을 토로했다.

광주=한현묵 기자 hansh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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