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대학생·서민 고혈 짜내는 저축은행 고금리 횡포

입력 : 2014-10-21 20:32:36 수정 : 2014-10-21 21:23:40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초저금리 시대···대부업체 뺨치는 '대출장사'
대학생 정모(23)씨는 지난 8월 마지막 학기 학자금을 30%가 넘는 고금리로 한 저축은행에서 빌렸다. 지난 4년간 한국장학재단의 무이자대출, 대학 주거래은행의 대출 등을 이용하며 부채가 늘어난 탓에 은행권 추가 대출이 불가능하다는 통보를 받았기 때문이다. 정씨는 “생계곤란을 증명해 학비 일부를 학교로부터 면제받았음에도 300만원이 넘는 금액을 부담해야 했다”며 “20대 초반에 학비 문제로 고금리 대출까지 받게 돼 서럽다”고 말했다.

◆대학생 7만여명, 고금리 학자금 대출


한 학기에 400만∼500만원에 이르는 학자금을 고금리 대출로 충당하는 대학생은 현재 수만명에 이른다. 21일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이상직 의원(새정치민주연합)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를 보면, 지난 6월 말 기준 27개 저축은행에서 신용대출을 받은 대학생은 7만1682명이었다. 가중평균 신용대출 금리는 연 28.3%로 대출액은 2515억원에 이른다. 많은 대학생이 현행법상 저축은행 최고금리인 34.9%보다 조금 낮은 수준의 고금리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과거에 현행 제한금리보다 높은 금리로 신용대출을 받은 학생들이 아직 돈을 갚지 못해 평균대출 금리가 높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저축은행에서 대학생 상담을 진행할 때 학생들에게 장학재단이나 공익재단의 대출을 권고하도록 했지만 여전히 많은 대학생이 높은 금리를 부담하고 있다”며 “앞으로 저축은행들이 학자금 대출금리를 내리도록 행정지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저축은행, 저금리시대 대출금리 여전히 높아


대학생뿐 아니라 저축은행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서민들의 한숨도 깊어지고 있다. 초저금리 시대 예금금리는 바닥권으로 추락했지만 대출금리는 요지부동이기 때문이다. 저축은행중앙회 공시자료를 보면, 현재 1년 만기 정기예금은 2.70%, 1년 만기 정기적금은 3.43%로 지난 7월 이후 각각 0.09%포인트 낮아졌다. 8월 이후 두 차례에 걸친 한국은행의 금리인하로 예금금리가 약 1%포인트 깎인 것이다.

그러나 저축은행의 대출금리는 여전히 높다. 26개 저축은행의 지난 3개월간 가계신용대출 금리대별 취급비중을 보면 연평균 25% 이상의 고금리 대출이 전체 대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현대(88.2%), 스타(84.0%), 모아(83.3%), 스마트(83.2%), 아주(74.8%), 예가람(67.0%), HK(65.0%), 고려(61.6%) 등 저축은행은 연평균 30∼35% 금리 대출이 대부분을 이룬다. 지난 4월 최고금리가 기존 연 39.0%에서 34.9%로 낮아진 대부업체와 사실상 다르지 않다. 자산 규모가 업계 1위인 HK저축은행도 연 25% 이상의 고금리 신용대출 취급 비중이 86.2%에 달한다.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대부분의 저축은행이 고정금리를 채택해 한은 기준금리 변동을 반영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고 해명했다.

이로 인해 저축은행이 수신금리는 재빨리 낮추고 대출금리를 그대로 유지하며 서민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저축은행은 15% 안팎의 이자를 받으며 금리가 한 자릿수인 은행과 20∼30%에 이르는 대부업체 사이에서 가교역할을 해야 한다”며 “현재는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현미 기자 engine@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최지우 '여신 미소'
  • 최지우 '여신 미소'
  • 이다희 '깜찍한 볼하트'
  • 뉴진스 다니엘 '심쿵 볼하트'
  •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