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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수손상 하반신 마비 환자 '기적의 재활'

입력 : 2014-10-21 18:36:08 수정 : 2014-10-21 23:5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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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폴란드 의료진 세계 첫 성공 심각한 척수 손상을 입은 하반신 마비 환자가 세포 이식 후 다시 걸을 수 있게 됐다. 영국 BBC방송 등 외신들은 20일(현지시간) 이 소식을 전하면서 기적적인 치료가 세계 처음으로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향후 신체마비 장애 치료에 돌파구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기적의 주인공은 폴란드 남성 다렉 피디카(40). 그는 4년 전 누군가에게 흉기로 등을 찔리면서 척수를 다쳐 하반신 마비 판정을 받았다.

폴란드 브로츠와프 의대와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 신경학연구소는 피디카의 비강에서 뗀 후각초성세포(OEC)를 척수에 이식했다. 사람의 콧속 신경세포는 일생 동안 끊임없이 손상되고 재생되는데 이때 신경섬유가 다시 자라게 해주는 것이 OEC다. 과학자들은 이 같은 특성이 손상된 척수도 재생시킬 수 있다는 점에 착안했다.

연구팀은 먼저 피디카의 비강에서 OEC를 떼 2주 동안 배양했다. 그 뒤 배양한 OEC를 척수의 손상된 곳 윗부분과 아랫부분에 주입했다. 그러자 신경섬유가 자라면서 척수에 있던 약 8㎜ 길이의 손상 부위를 메웠다.

피디카는 시술 3개월 뒤 변화를 느꼈다. 다리에 근육이 생기기 시작한 것. 그리고 다시 3개월 뒤 그는 평행봉을 잡고 첫걸음을 뗐다. 2년 가까이 치료와 운동을 병행한 결과 현재 보조기를 이용해 걸어다니고 운전 등 사고 이전의 생활 대부분을 계속할 수 있게 됐다. 방광 등 몸속 장기도 감각을 되찾았으며 성기능도 회복됐다. 피디카는 영국 일간 타임스에 “다시 태어난 기분”이라며 소감을 밝혔다.

이번 연구와 시술은 니콜스 척수손상재단(NSIF)과 영국 줄기세포재단이 124만파운드(약 21억원) 이상의 자금을 지원해 이뤄질 수 있었다.

영국 연구팀을 이끈 제프리 라이스먼 박사는 “인류가 달에 첫 발을 내디뎠던 것보다 더 획기적인 사건”이라며 “가망이 없는 척수손상 장애인들에게 돌파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폴란드팀의 파웰 타바코프 박사는 “어느 나라에서든 우리의 치료법에 적합한 환자를 찾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며 “전 세계 300만명의 신체마비 환자들에게 도움을 주려면 광범위한 임상실험과 이를 위한 투자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김희원 기자 azahoi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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