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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종택의新온고지신] 양민위선(養民爲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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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10-22 21:23:31 수정 : 2014-10-22 21: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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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만사에는 모두 때가 있다. 농사와 같다. 씨 뿌릴 때, 김 맬 때, 가을걷이할 때가 따로 있다. 추수할 때 파종(播種)하면 파농(破農), 곧 농사를 망치기 십상이다.

경제 살리기도 마찬가지다. 정부와 기업, 가계가 제때 한 뜻으로 힘을 모아야 불황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일부 경제주체는 역진(逆進)을 하고 있다. 금융회사가 대표적이다.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연 2.25%에서 연 2.00%로 0.25% 포인트 내렸지만 은행들은 오히려 대출금리를 올리고 있다.

이런 현상은 은행에서만 벌어지는 것이 아니다. 카드대출, 제2금융권의 수신·대출 금리에서도 똑같은 현상이 빚어진다. 기준금리 인하는 꺼져 가는 경제의 불씨를 살리기 위해 취해진 극약처방이다. 기업과 가계가 값싼 돈을 쓸 수 있도록 해 돈이 돌게 하고, 경기를 부양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대출금리를 오히려 높이니 기준금리 인하가 ‘금융회사 배불리라’는 조치인가.

송나라 때 ‘자치통감(資治通鑑)’의 저자 사마광은 “재화를 사용할 때는 늘 백성을 돕는 생각을 해야 한다(理財常以養民爲先)”고 가르쳤다. 금융권 고객의 이익은 뒷전이고 금융회사만 포식해서는 비판받아 마땅하다.

하긴 국내 은행들의 직업윤리 확립이 시급함은 드러난 지 오래다. 수익성은 바닥인데 국내 은행들의 최고경영자(CEO) 연봉이 미국·일본 상위권 은행의 최고 3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일본 1∼3위 금융그룹 CEO들은 지난해 총 보수로 12억∼13억원(지난해 말 원·엔 환율 기준)을 받았다. 국내 금융그룹 CEO들의 지난해 연봉은 28억∼31억원에 달한다. 반면 국내 금융그룹의 자산과 순익은 일본 금융그룹의 10분의 1 수준이다.

공자는 경고했다. “악한 일을 하는 이들에겐 하늘이 화를 내려 답한다(爲不善者 天報之以禍).”

황종택 녹명문화연구소장

養民爲先 : ‘늘 백성을 돕는 생각을 해야 한다’는 뜻.

養 기를 양, 民 백성 민, 爲 할 위, 先 앞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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