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도난된 보물급 사찰문화재 끌어 모은 개인소장가, 담보로 돈까지 빌려

입력 : 2014-10-22 16:47:43 수정 : 2014-10-22 19:49:07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사립박물관장이 훔친 조선시대 불교문화재 수십 점을 사들여 보관하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박물관장은 장물로 사들인 일부 문화재를 담보로 사채까지 빌렸다.

22일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전국 20개 사찰에서 도난된 불교문화재 48점을 보관한 혐의(문화재보호법 위반)로 서울 소재 사립박물관장 권모(73)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또 매매를 알선한 A경매업체 대표 이모(53· 여)씨를 불구속 입건하는 하는 등 이번일과 관련된 12명을 적발했다. 이중 매매업자 정모(66)씨는 해외로 도피했다.

경찰에 따르면 권씨는 1989년 5월부터 2012년 11월까지 20차례에 걸쳐 경북 청도 용천사 ‘영산회상도’와 충남 예산 수덕사 ‘지장시왕도’, 충북 제천 정방사 ‘목조관음보살좌상’ 등 조선시대 도난 불교문화재 48점을 사들여 경기도 성남 등 수장고 7곳에 보관한 혐의를 받고 있다.

권씨의 범행은 소장 문화재 31점을 담보로 사채를 끌어다 쓰다 이자를 내지 못해 담보로 잡힌 도난 문화재 5점 등 16점이 경매에 넘어가면서 꼬리가 잡혔다.

권씨는 경찰 조사에서 불교 문화재에 대한 애착이 커 오랜 기간 문화재를 수집해왔으며, 도난 문화재인지 몰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회수된 문화재들이 문화재청의 ‘도난 문화재 정보’와 조계종의 ‘불교문화재 도난백서’에 등록된 만큼 전문가인 권씨가 몰랐을 가능성이 희박하다는게 경찰 판단이다. 

또 경찰은 제작자와 봉안 장소 등을 표기한 부분이 훼손돼 있어 도난 문화재라는 사실을 쉽게 알아볼 수 있었다며 권씨의 주장을 반박했다.

회수된 문화재는 조선 중·후기 작품들로 추정가는 수억원을 웃돌고 있다.

경매회사에 출품된 5점 가운데 용천사 ‘영산회상도’는 경매 시작가 3억5000만원, 추정가는 6억∼7억원에 이르는 등 보물급으로 평가받고 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불화 23점 가운데 17세기 작품이 한 점, 18세기 작품이 10점”이라며 “18세기 후반의 불화가 최근 보물로 지정된 사례와 17세기 불화가 굉장히 드문 점을 볼 때 보물로 지정돼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가치가 높다”고 했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리센느 메이 '반가운 손인사'
  • 리센느 메이 '반가운 손인사'
  • 아일릿 이로하 '매력적인 미소'
  • 아일릿 민주 '귀여운 토끼상'
  • 임수향 '시크한 매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