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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선사 청해진 상무 "구원파 아닌 난, 회사에서 이방인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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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10-23 15:16:45 수정 : 2014-10-23 15:2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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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선사인 청해진해운 상무 김모(63)씨가 "임직원 대부분이 구원파 신도인 상황에서 나는 '우리'라는 테두리에 들지 못해 사실상 이방인처럼 회사생활을 했다"고 진술했다.

23일 오후 광주지법(제13형사부·부장판사 임정엽) 법정동 201호에서 열린 피고인신문 과정(변호인 반대신문)에서 업무상과실치사상 등 혐의로 기소된 김씨는 이같이 말한 뒤 "그래서 중요한 일을 할 수도, 알 수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천주교 신자인 김씨는 "(종교가 다른)부하 직원들과도 마음으로 소통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상무라는 직책은 부장과 사장 사이 업무를 조절해주는 스텝 기능을 할 뿐 이었다"며 자신이 책임질만한 위치가 아님을 강조했다.

김씨는 "물류팀장과 차장 등에게 '너희 들 때문에 먹고산다. 너희들이 열심해야 회사가 윤택해 진다' 는 등의 말은 한 적이 없다"며 부하들의 진술을 전면 부인했다.

앞서 22일 물류팀장은 법정에서 "상무 등 상사들이 '(물류팀이)매출을 많이 올려야 회사가 윤택해지지 않겠느냐' 라는 식의 말을 자주했다"고 진술했었다.

청해진해운 김한식 대표의 변호인이 "사고소식을 듣고 원인이 무엇이라 생각했는가"고 묻자 김씨는 "그 동안 (세월호가) 241회를 운항했다. 맹골수도도 수없이 다녔다. 출항 지연으로 당시 조금 기술이 떨어지는 사람이 근무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문제는 이 쪽(조타실)에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김씨는 "'오전 8시40분부터 9시50분까지 승무원들이 무엇을 했나' 라는 의문은 가져 봤지만 과적은 생각치 못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희생자, 실종자 가족들의 슬픔과 고통을 헤아릴 수 있겠는가. 회한과 후회 속 반성하고 있다. 다시한번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세월호 안전성 문제와 관련해 김씨는 자신은 물론 김 대표 등 회사 간부들이 일찌감치 이를 알고 있었지만 매각 추진 전까지 아무런 조치가 없었다고 했다.

김씨는 "세월호에는 과다 투자됐다. 아무리 화물을 많이 싣고 여객이 만선이어도 이익이 안난다고 전망해 매각이 최선의 결론이라고 생각했다"고 술했다.

김씨는 "보통 선박 도입시 향후 3년 전망을 보고 투자하지만 세월호로는 흑자를 낼 수 없을 것이라는 것을 (도입) 3개월만에 알았다"고 밝혔다.

그 예로 "세월호는 오하마나호와 비교해 인천에서 제주까지 운항에 1시간이 더 걸렸다. 연간 10억~12억원의 비용이 더 들었다"며 도입 당시 예상과 달랐다고 했다.

김씨는 "세월호가 2013년 3월 출항한 이후 '3개월만 두고보자' '6개월만 두고보자'는 내부 의견이 있었지만 승산이 없었다. 운항을 하면 할 수록 손해였다"며 "(결국) 11월 18일에 (회사 간부들이) '제주항로 선박운용 구조조정안(세월호 매각)'을 만들게 됐다"고 진술했다.

김씨는 세월호 매각 결단을 김 대표에게 촉구했지만 계속 미뤄졌다고 했다. 또 유병언(사망) 전 세모그룹 회장이 김 대표의 위에 있다는 사실도 알았다고 했다.

검사는 유 전 회장이 세월호의 도입과 증·개축, 회사 경영 등에 관여했는지 캐물었지만 김씨는 '모르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다만 사고 이후 알게 됐다고 했다.

이날 검사는 김씨가 수사기관 조사 당시 "김한식 대표가 2013년 3월 안○○ 이사로부터 '세월호는 복원성이 좋지 않아 평형수를 적재하고 화물을 그만큼 줄여야 한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진술한 사실을 공개했다.

김씨를 포함한 회사 임원들이 세월호 운항 시작 무렵부터 안전성 문제를 인지하고 있었다는 의미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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