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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톡톡] CEO 수백억 퇴직금이 주는 월급쟁이의 비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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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10-23 18:09:39 수정 : 2014-10-23 20:5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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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영구 씨티은행장 사상 최대 '퇴직금 잔치' 전망
올 희망퇴직자 650명은 어떻게 볼까
KB금융그룹 회장에 윤종규 전 KB금융 부사장이 내정되면서 금융권의 시선이 윤 내정자는 물론 하영구 한국씨티은행장에게도 쏠리는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5연임, 14년간 행장으로 재직한 하 행장이 최다 퇴직금 기록을 경신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입니다. KB금융 회장에 출마한 하 행장은 일찌감치 씨티은행장 사임 의사를 밝힌 바 있습니다. 금융권에서는 160억원설, 200억원설 등이 난무하고 있습니다. 씨티은행 노조는 사측에 하 행장의 퇴직금을 문의했지만 답을 듣지 못했다고 합니다.

퇴직금은 재직 기간과 그동안 받은 연봉에 따라 결정됩니다. 하 행장은 지난해 급여 7억원, 상여금 13억1600만원 등 총 28억8700만원의 보수를 받았습니다. 올 상반기에는 무려 23억7900만원이 지급됐습니다.

하 행장과 비슷한 사례로는 박종원 전 코리안리 사장이 있습니다. 박 전 사장은 지난해 퇴직하며 오랜 재직기간과 성과에 따른 보수를 이유로 159억5700만원을 퇴직금으로 받았습니다. 이보다는 적지만 LIG손해보험 구자준 전 회장과 한화생명 신은철 전 부회장도 각각 42억2000만원과 15억6300만원을 퇴직금으로 챙겼습니다. 이쯤 되면 일반인들 눈엔 ‘퇴직금 로또’인 셈입니다.

최고경영자들의 높은 퇴직금에는 ‘누진율’이라는 비밀이 작용합니다. 직원들의 퇴직금 산정은 통상 퇴직 전 임금 한 달여치가 적용되지만 임원들은 이보다 많은 2∼5배의 누진율이 적용됩니다. 누진율이 4배인 회사에 10년을 근무한 대표라면 대략 4년치 월급을 퇴직금으로 가져가게 됩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중요 결정권자인 최고경영자에 대한 예우”라며 “외국계 은행의 연봉, 퇴직금에 우리가 삐딱한 시선을 보낼 필요가 있냐”고 반문합니다. 과연 그럴까요. 퇴직금은 퇴사자의 연봉에 연동돼 있고, 연봉에는 회사에 대한 기여도가 이미 반영돼 있습니다. 금융사 최고경영자들의 과도한 연봉은 때만 되면 여론의 뭇매를 맞습니다. 게다가 씨티은행은 올해 희망퇴직으로 650여명을 내보냈습니다. 수익 악화에 따른 점포 축소가 이유입니다. 이들의 명퇴금은 평균 24개월치 월급이었습니다.

일반 기업 직장인들은 월급 24개월치 퇴직금도 부러워합니다. 수백억원의 퇴직금이 주는 상대적 박탈감의 비애는 박봉에 시달리는 월급쟁이들이 외면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정진수 경제부 기자 je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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