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희망퇴직자 650명은 어떻게 볼까
퇴직금은 재직 기간과 그동안 받은 연봉에 따라 결정됩니다. 하 행장은 지난해 급여 7억원, 상여금 13억1600만원 등 총 28억8700만원의 보수를 받았습니다. 올 상반기에는 무려 23억7900만원이 지급됐습니다.
하 행장과 비슷한 사례로는 박종원 전 코리안리 사장이 있습니다. 박 전 사장은 지난해 퇴직하며 오랜 재직기간과 성과에 따른 보수를 이유로 159억5700만원을 퇴직금으로 받았습니다. 이보다는 적지만 LIG손해보험 구자준 전 회장과 한화생명 신은철 전 부회장도 각각 42억2000만원과 15억6300만원을 퇴직금으로 챙겼습니다. 이쯤 되면 일반인들 눈엔 ‘퇴직금 로또’인 셈입니다.
최고경영자들의 높은 퇴직금에는 ‘누진율’이라는 비밀이 작용합니다. 직원들의 퇴직금 산정은 통상 퇴직 전 임금 한 달여치가 적용되지만 임원들은 이보다 많은 2∼5배의 누진율이 적용됩니다. 누진율이 4배인 회사에 10년을 근무한 대표라면 대략 4년치 월급을 퇴직금으로 가져가게 됩니다.
일반 기업 직장인들은 월급 24개월치 퇴직금도 부러워합니다. 수백억원의 퇴직금이 주는 상대적 박탈감의 비애는 박봉에 시달리는 월급쟁이들이 외면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정진수 경제부 기자 je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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