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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경복궁·명량대첩… 인물부터 사건까지 조선사 45장면

입력 : 2014-10-24 20:00:45 수정 : 2014-10-24 20:0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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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병주 지음/현암사/1만5000원
조선과 만나는 법/신병주 지음/현암사/1만5000원


전남 강진에 귀양 온 정약용이 흑산도에 유배되어 있던 형 정약전에게 보낸 편지에는 개고기 요리법이 상세히 적혀 있다. 정약용은 형에게 건강 유지를 위해 적어도 5일마다 개고기 한 마리씩 먹을 것을 권하고, 개고기 요리에 사용하라며 깨 한 말까지 보냈다.

정조의 화성 행차와 그 이후의 상황을 정리한 ‘원행을묘정리의궤’를 보면 왕실에서도 개고기를 즐겼음을 알 수 있다. 1795년 6월18일 정조는 창경궁 연희당에서 어머니 혜경궁 홍씨를 위한 회갑잔치를 베푸는데, 이때 준비한 82종의 음식 중 ‘구증’(狗蒸·개고기찜)이 포함되어 있었다.

신간 ‘조선과 만나는 법’이 전하는 조선시대의 생활상이다. 저자인 신병주 건국대 교수는 역사 토크쇼인 KBS ‘역사저널 그날’의 진행자를 맡는 등 여러 매체를 통해 역사 대중화에 앞장선 역사학자다. 다섯 개의 주제로 나눠 45편의 이야기를 담은 이 책도 대중을 위한 ‘조선사 입문서’를 표방한다. 저자는 조선의 여러 기록을 넘나들며 임진왜란, 명량대첩 같은 굵직한 사건부터 일상생활과 문화에 이르기까지 조선사회의 다양한 모습을 소개한다.

저자는 일반에게 덜 알려진 글을 통해 조선의 새로운 면을 보여주려고 했다고 말한다. 이순신이 ‘난중일기’에서 간접화법으로 원균에게 강한 분노를 표출한 장면은 그의 인간적 면모를 보여준다. 정도전은 태조의 명을 받고 ‘시경’의 ‘주아’ 편을 인용해 궁궐 이름을 ‘경복궁’이라고 정했다. 정도전의 민본정치 이념이 반영된 경복궁은 390여 칸의 전각으로 구성된 소박한 규모였으나, 1868년 흥선대원군이 중건했을 때는 전각이 7400여 칸에 달했다.

흥미로운 내용이 많아 조선의 미시사(微視史)에 관심 있는 독자들 구미에 잘 맞을 것이다. 본인이 대표적인 역사 해설자이면서도 저자가 이 책을 통해 기대하는 것은 독자들의 역사기록 읽기다. 저자는 “많은 사람이 누군가의 해설을 들으며 역사를 접하는 방식에 익숙해져 있다”며 “이는 역사를 쉽게 만날 수 있게 하지만 온전히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주지는 못한다”고 지적한다. 기록을 직접 읽고 만나며 자신만의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뜻이다.

박창억 기자 danie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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