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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종택의新온고지신] 명군설법치안전(明君設法置安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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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10-24 21:13:19 수정 : 2014-10-24 21:2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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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전국시대 대표적 법가 ‘한비자’는 말했다. “악이 없어지고 선이 생기는 것은 법을 잘 만듦에 따르고, 법을 공정하고 분명하게 실행하면 국가사업이 성공한다(惡滅善生隨立法 分明正確成公業).”

법의 중요성에 대한 명쾌한 논리다. 그렇다. 사회 질서와 국민 삶의 문제가 법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요즘 국가 통치체제의 기초에 관한 각종 근본 법규의 총체인 헌법을 바꾸는 일, 곧 ‘개헌(改憲)’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여야 국회의원 과반이 넘는 155명은 ‘개헌추진 국회의원 모임’을 결성했다.

이들은 ‘2020년 체제를 위한 정치개혁과 개헌: 합의제 민주주의’라는 주제로 간담회 등을 열면서 “지금이 개헌의 적기”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여당인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최근 중국 상하이에서 정치권의 개헌 요구를 ‘막을 길이 없는 봇물’에 비유하면서 특히 ‘연정’의 불가피성도 언급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이에 앞서 시기의 부적절성 등 개헌에 부정적인 발언을 한 점을 의식한 듯 김 대표는 말한 지 하루 만에 적절치 않은 발언이었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정치적 부담을 감수하고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버린 데는 ‘야권과의 공감’ 등 나름의 계산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여하튼 큰 틀에서 개헌이 필요하다고 본다. 1987년에 개정된 현행 헌법은 제왕적 대통령의 독주와 시대변화를 담지 못하고 있는 등 폐단이 적지 않은 게 사실이다. 박 대통령은 경제살리기에 매진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개헌의 시급성을 인식해야 한다. 긴 안목에서 정치안정을 통해 국리민복을 꾀하는 방안을 모색할 때다.

‘한비자’는 또다시 이렇게 힘주어 말했잖은가. “현명한 군주는 법을 잘 만들어 백성을 편안하게 하지만 어리석은 군주는 꾀를 부려 험악한 세상에서 맴돌게 한다(明君設法置安全 亂主謀能旋險惡).”

황종택 녹명문화연구소장

明君設法置安全:‘현명한 군주는 법을 잘 만들어 백성을 편안하게 한다’는 뜻.

明 밝을 명, 君 임금 군, 設 베풀 설, 法 법 법, 置 둘 치, 安 편안 안, 全 온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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