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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왕설래] 반기문 총장의 대권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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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10-27 21:51:04 수정 : 2014-10-28 00: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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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불어 실력은 수준급이다. 그가 장관 시절(2004∼2006) 밤잠을 설쳐가며 배운 결과다. 물론 사무총장 출마를 위해서였다. 유럽권의 지지를 받지 않고선 총장 당선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193개국의 회원국을 가진 유엔은 아직까지 유럽의 입김이 드센 국제기구다.

반 총장의 외국어 실력이 이만큼 된 데는 이유가 있다. 그의 고향은 충북 음성이다. 시골에서 자랐지만 충주고 3학년 때 미국적십자사와 적십자연맹 주최 ‘영어 말하기 대회’에 참가해 4명을 뽑는 미국 방문단에 선발됐다. 당시 충주시내가 떠들썩했다고 한다.

그가 외교부 차관과 장관을 거쳐 유엔 사무총장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치밀한 준비 끝에 이뤄진 결과다. 반 총장은 총장 당선 직후 미국 USA투데이에 기고한 글에서 “시골 소년이 미국을 방문해 당시 존 F 케네디 대통령과 만난 것이 외교관의 인생을 걷는 계기가 됐다”고 회고했다.

그의 성품을 드러낸 유명한 일화 한 대목. 2005년 10월 노무현 대통령이 반 장관을 청와대로 불렀다. “반 장관, 유엔 사무총장 후보되셨는데 축하드립니다. 됐고요. 근데 반 장관, 그거 국가원수급이라지요.” 미소를 머금은 반 장관은 화답했다. “아닙니다. 사무총장 그거 총리급입니다. 총리급….” 겸손이 묻어나는 말이다.

‘반기문 대망론’이 또 피어난다. 정치권이 제 몫을 못한다는 얘기에 다름아니다. 엊그제 한 여론조사기관의 대선후보 지지도 조사에서 1위를 했다. 내로라하는 여야 후보와 큰 격차를 보였다. 반 총장이 정치권의 중심으로 떠오른 것이다.

사무총장 임기는 2016년 12월까지다. 그의 나이는 70세. 19대 대선이 있는 2017년이면 73세다. 그래서 대선 출마 여부를 건강과 연결 짓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그건 그를 모르고 하는 얘기일 수도 있겠다. 그는 차관, 장관 시절 10층 계단을 오르내렸다. 뉴욕 유엔본부 계단을 지금도 오르내린다고 한다.

그의 상품성은 으뜸이다. 첫 외교대통령, 직선제 이후 비영남·비호남·충청 대통령 등 상품가치로 따지면 최고다. 반 총장은 한 번도 대선 출마 의지를 내비친 적이 없다. 그러나 민간 주도로 시작된 ‘유엔 5사무국 유치’가 재임기간에 현실화된다면 상황이 더 달라질지도 모를 일이다. 그가 손사래를 치더라도.

옥영대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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