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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종택의新온고지신] 범사유인정(凡事留人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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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10-29 20:50:52 수정 : 2014-10-29 21:0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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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인간관계를 원만하게 하는 처신이 힘들다고! 소통(疏通)의 어려움이다. 일가 친인척, 직장 상사와 부하·동료, 거래처 관계자들, 친구 간 관계 설정 등을 꼽을 수 있다. 결국에는 어떤 방식이든 자신이 문제의 핵이라는 결론을 내리게 된다.

나름 상하좌우 ‘처세’를 잘하는 이들은 이렇게 말하곤 한다. 주변에서 자신을 미워하는 것은 반드시 알고 있어야 하고, 반면 자신이 다른 사람에게 서운함이 있음을 주변에서 알게 해서는 안 된다. 그리고 상대를 배려하며 경청의 미덕을 발휘해야 한다고 제시한다. 애당초 사람에게 덕을 베풀고, 작은 일이라도 시시비비의 문제를 일으킬 소지를 만들지 말라는 경책의 충고다.

특히 은혜를 베풀거나 보은(報恩)을 잘 해야 성공하는 인생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답은 고마움을 잊어서는 안 되고, 내가 남에게 은혜를 베풀었을 때는 속히 잊어버려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상대방에 대해 바람이 없어지고 보상이 없어도 섭섭하지 않다는 것이다.

‘채근담’은 이렇게 권유하고 있다. “내가 남에게 공이 있다면 그 공을 생각하지 말고, 허물이 있을 때는 그 허물을 오래 두고 잊지 말라(我有功於人不可念 而過則不可不念). 남이 나에게 베푼 은혜가 있을 때에는 그 은혜를 잊지 말되, 원망을 들을 때에는 그것을 잊어버려야 한다(人有恩於我不可忘 而怨則不可不忘).”

‘장자’가 “모든 일에 인정을 남겨두라(凡事留人情). 훗날 좋은 낯으로 보게 되리라(後來好相見)”고 가르친 바처럼 우리 주위에는 말없이 은혜를 베푸는 인사들이 적지 않다. 물론 은혜를 베푸는 일을 드러내는 게 좋은 건 아니지만, 은혜를 입은 이들은 결코 잊어선 안 된다. “밥 한 그릇을 얻어먹더라도 반드시 갚으라(一飯之德 必報)”고 했지 않은가. 받은 은혜에 대한 고마운 마음이 뼈에까지 사무쳐 잊혀지지 않는다는 각골난망(刻骨難忘)이요, 죽어서라도 은혜를 갚는 결초보은(結草報恩)이다.

황종택 녹명문화연구소장

凡事留人情 : ‘모든 일에 인정을 남겨두라’는 뜻.

凡 무릇 범, 事 일 사, 留 머무를 류, 人 사람 인, 情 뜻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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