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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절망한 아프리카 돕겠다”는 히포크라테스 후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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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10-30 20:42:35 수정 : 2014-10-30 20:4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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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볼라 공포에 떠는 서아프리카 3개국 주민을 돕겠다고 나선 우리나라 의사와 간호사가 한둘이 아니다. 에볼라 퇴치를 위한 국제적 지원에 동참하고자 보건의료 인력 모집공고를 낸 지 엿새째인 그제까지 40여명이 지원했다. 경쟁률이 4대 1을 넘는다. 마감이 다음달 7일인 만큼 지원자는 훨씬 불어날 터다. 군의관을 비롯한 정부 소속 관계자 10명을 제외한 순수 민간인 선발 인원은 10명 안팎이다. 지원자격을 묻는 전화가 잇따르고 있다. 자신의 돈을 써서라도 현지에 가겠다는 의사도 있다고 한다.

에볼라 구호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아프리카 오지에서 목숨을 건 사투를 벌여야 한다. 에볼라 지원에 나섰다가 숨진 의사, 간호사도 많다. 그럼에도 사지에 뛰어들어 구호 활동을 벌이겠다는 것은 생명을 소중히 여기고, 사랑을 실천하는 숭고한 정신을 갖지 않고서는 마음먹기 힘든 일이다. 이들 의사와 간호사들이야말로 히포크라테스 정신을 실천하는 우리 사회의 등불 같은 존재다.

지구촌을 휩쓸고 있는 에볼라 공포는 상상을 뛰어넘고 있다. 아프리카 현지에서는 에볼라 엑소더스 현상이 벌어진다. 에볼라를 피하려는 주민의 탈출 행렬이 이어지고, 경제활동이 마비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23일 현재 세계 에볼라 감염자는 1만141명이며, 이 중 4922명은 숨졌다. 에볼라 환자 치료에 나섰다가 감염된 의료진은 443명에 이른다. 에볼라에 맞서 싸우는 이들 의료진 가운데 절반이 넘는 244명이 안타깝게 희생됐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의료진도 치료를 꺼리는 일이 벌어진다.

에볼라 확산을 막는 유일한 길은 적극적인 진료와 방역을 통해 더 이상 번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하지만 감염지역 환자를 돌볼 의료인력은 턱없이 부족하다. 5000명의 의료진이 더 투입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의사 출신인 김용 세계은행 총재는 “지금이야말로 의료진들이 히포크라테스의 선서를 다시금 되새기길 바랄 뿐”이라고 눈물로 호소했다. 미국·영국을 비롯한 서방국가는 물론 중국·일본도 의료 인력을 파견했다. 13개국 의료진이 서아프리카에서 에볼라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

우리 의료진도 비장한 각오로 현지에 가겠다고 나섰다. 그들의 숭고한 정신이 빛날 수 있도록 파견에 앞서 만반의 안전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의료진의 감염 예방, 감염 시 치료대책에 한 점 빈틈이 없도록 해야 한다. 이번 진료활동을 신종 감염병에 대한 대응능력을 키우는 기회로 활용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가슴 뭉클한 에볼라 구호 자원 의료진에게 경의를 표하며 큰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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