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무원연금 개혁 용기있게 추진"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새정치민주연합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은 30일 오전 10시부터 국회 본회의에서 차례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했다. 여야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루 만에 일괄 실시하는 것은 16대 국회였던 2002년 4월 이후 처음이다. 이날 연설은 양측이 정책적 내용에 집중하면서 대체로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다만 김 대표가 공무원연금 개혁을 거론할 때 침통한 표정으로 잠시 말을 잇지 못했고 문 위원장은 세월호 관련 언급 시 감정에 북받쳐 눈물을 보였다. 양당은 연설 후에는 서로 비판하기보다는 격려하는 모습이었다. 대표 연설을 계기로 고성과 악평을 주고받으며 험악한 상황을 연출하던 이전과는 달라진 풍경이다.
김 대표는 대타협의 최우선 과제로 복지 수준에 대한 국민적 합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선진국 복지체계의 성공과 실패 사례를 자세히 소개하면서 “세금을 덜 내고, 낮은 복지 수준을 수용하는 ‘저부담-저복지’로 갈 것인지, 세금을 더 내고 복지 수준을 높이는 ‘고부담-고복지’로 갈 것인지 방향을 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짜복지는 없다”며 “복지 수준을 높이려면 누군가는 반드시 그 부담을 져야 한다”는 것이다. ‘증세’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지만 증세가 불가피한 상황이라는 점을 우회 시사한 것이다.
김 대표는 또 ‘경제’ 단어를 31차례 언급해 전날 박근혜 대통령이 시정연설에서 밝힌 ‘경제활성화’ 드라이브와 함께 국정 과제를 뒷받침하려는 의지도 밝혔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30일 오전 국회 본회의에서 취임 후 첫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며 공무원연금 개혁에 대한 강한 의지를 밝히고 있다. 남제현 기자 |
대타협을 위해 정치권부터 솔선수범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우선 정쟁 중단을 선언하고 여야 대표회동 정례화를 제안했다. 나아가 사회 지도층의 고통 분담 차원에서 장차관 등 정부 고위직의 내년도 임금 동결을 제안했다.
그는 “영세상공인·중소기업·중견기업과 대기업이 대등하게 거래할 수 있는 ‘공존 경제민주화’에도 적극 나서겠다”고 다짐했다.
김 대표는 정치 개혁 과제로는 20대 총선부터 ‘오픈프라이머리’ 도입을 위해 정치개혁특위를 구성할 것을 제안했다. 국회선진화법에 대해선 “민주주의의 기본 틀인 다수결 원칙이 사라지면서 입법부로서 기능을 잃어버렸다”며 전면 재검토를 야당에 요청했다.
김채연 기자 w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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