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는 우선 이 문제를 모두 맞혔다는 전제 아래 이달 중순까지 등급, 표준점수, 백분위를 다시 산출할 계획이다. 대학들은 변경된 점수를 토대로 학생들의 성적을 다시 매겨 추가 합격 여부를 결정한다. 대학의 성적 산출 기준은 지난해와 동일한 방식을 따른다. 재산정된 성적이 나오면 수시는 원래 수능 최저학력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지만 세계지리 등급 상승으로 기준을 충족하는 학생이 구제 대상이 되고, 정시는 합격점수를 넘는 학생이 구제될 전망이다.
황우여 교육부 장관(왼쪽)과 김성훈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이 31일 정부세종청사 기자회견에서 수능시험 세계지리 8번 문항 출제오류를 인정하고 피해 학생 구제 대책을 밝히고 있다. |
그러나 세계지리 성적이 올랐다고 해서 100% 구제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우선 2014학년도 대입에서 지원한 대학에 떨어진 학생만 그 대학에 다시 지원할 기회를 얻는다. A대학을 희망했지만 불합격을 우려해 B대학으로 하향지원한 학생은 구제받기 어렵다는 뜻이다. 이는 해당 학생들이 출제오류로 피해를 본 것은 맞지만, ‘하향지원했다’는 것을 입증할 객관적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이번 수능시험 소송을 대리한 임윤태 변호사는 “하향지원한 학생들에 대한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이는 공평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학의 최종 결정도 남아 있다. 수시는 수능 성적 외에도 전형에 따라 학생부나 면접, 논술 등 다양한 전형요소가 당락을 좌우한다. 따라서 대학별로 명확한 구제책을 내놓기 전까지는 수능 성적이 올랐다고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추가 합격이 결정된 학생은 2015학년도에 신입생으로 정원 외 입학을 하게 된다. 이미 다른 대학에 입학해 1년을 이수한 학생은 편입학 형태로 대학을 옮기게 되는데 아직 교육부와 대학의 협의가 남아있다.
정부의 이번 조치로 구제를 받더라도 1년 동안 받았던 정신적 고통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는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 관계자는 “구체적인 전형 일정과 방법 등 피해학생 구제를 위한 세부 방안은 11월 중순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윤지로 기자 kornyap@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