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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세계지리 오류 인정] "우리 아이 인생 누가 책임지나…책임자 처벌"

입력 : 2014-10-31 18:44:10 수정 : 2014-10-31 22:3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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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여 “관련자 책임 묻겠다”
평가원·교육부 해명에만 급급
뒤늦게 상고 포기… 혈세 낭비
“명예는 회복됐지만 상처받은 내 아이의 인생은 누가 책임지나요.”

피해 학생의 어머니가 한 기자에게 전화 통화로 이처럼 하소연했다. 지난 16일 서울고법의 판결 직후였다. 피해 학생은 원하는 대학을 들어가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교육부와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파장을 줄이기 위해 가능한 방법을 모두 동원한다지만, 교육당국의 출제오류 인정의 후폭풍은 거세다. 출제오류와 이를 방치한 책임소재를 가려 관련자들을 처벌해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하다. 대입에서 1등급 차이는 합격과 불합격을 가를 정도로 영향력이 크다. 입시 전문가들은 전형요소의 점수를 합산해 총점으로 선발을 가릴 경우 합격선상에서 1점 차이로 24명의 ‘운명’이 갈린다고 했다.

황우여 교육부 장관(왼쪽)과 김성훈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이 31일 정부세종청사 기자회견에서 수능시험 세계지리 8번 문항 출제오류를 인정하고 피해 학생 구제 대책을 밝히고 있다.
지난해 세계지리 출제오류 문제가 불거졌을 때 평가원과 교육부는 문제제기가 왜 이뤄졌는지 파악하기보다는 해명과 출제오류 덥기에 급급했다. 수능 당일인 지난해 11월7일 평가원은 세계지리 8번 문항 정답을 2번으로 발표했다. 하지만 일부 수험생이 통계를 바탕으로 출제오류를 제기하자 이의심사실무위원회를 열어 잘못된 통계를 근거로 ‘정답 오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후 한국경제지리학회와 한국지리환경교육학회 등에 자문을 요청해 ‘8번 문항 이상 없다’는 의견서를 받고, 역시 ‘정답 이상 없다’고 최종 결정을 내렸다.

문제의 세계지리 8번 문항은 2012년 세계지도를 제시하고, 유럽연합(EU)과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회원국에 대한 설명이 맞는 보기를 고르는 문제다. 평가원은 교과서에 수록된 2009년 통계를 토대로 EU가 NAFTA보다 총생산액의 규모가 크다는 보기를 정답으로 택하는 잘못을 저질렀다. 2012년 통계를 기반으로 정답을 정해야 함에도 2009년 통계를 적용한 것이다.

교육부와 평가원은 피해 수험생들이 지난해 11월29일 소송을 제기한 지 1년이 다 된 이날 2심 판결을 받아들여 상고를 포기하고 피해학생들을 구제하기로 했다. 하지만 오류가 지적된 직후 교육당국은 보다 곰꼼히 따져 적절히 조치했어야 했지만 그러지 않았다. 출제오류를 인정하지 않고 안이하게 깔아뭉개고 있다가 뒤늦게 거액의 국민 혈세로 대형 로펌에 송사를 맡기고 1년 가까이를 끌어온 데 대한 책임을 반드시 져야 한다는 것이다. 책임 소재를 분명히 가리는 등 철저한 감사가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다.

황우여 교육부 장관은 이날 대국민 사과와 피해 학생 구제책을 발표하면서 “관련 당사자들에 대해서는 법적, 행·재정적 책임을 반드시 묻겠다”고 공표했다. 교육부는 재발 방지 대책으로 이의신청 단계부터 출제에 참여하지 않은 외부 전문가로 ‘모니터링단’을 구성하고, 이의심사실무위에 외부 전문가 위원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세종=지원선 선임기자 president5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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