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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주의 일상 톡톡] 노후 필수조건…男 '배우자' vs 女 '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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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11-16 05:00:00 수정 : 2015-02-15 16:5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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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하게 살려면 돈을 많이 버는 것 못지않게 이웃 간 수입이 비슷한 곳에서 사는 게 중요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주요 외신 등에 따르면 오클랜드대학 연구팀은 통계청의 뉴질랜드가구경제조사(HES) 자료를 분석한 결과 수입이 행복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실이지만, 수입 못지않게 행복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게 수입 평등이라고 밝혔다. 연구팀이 사용한 HES 자료는 통계청이 지난해 전국 3000여가구의 성인들을 대상으로 삶의 만족도와 수입이 일상생활에 미치는 영향 등을 조사한 것이다.

이 조사에서 가구당 연 수입이 3만2100달러(약 2700만원)이하인 사람들이 느끼는 삶의 만족도는 68%였으나 3만2100~5만5499달러는 70%, 5만5500~8만2499달러는 75%로 수입이 높아질수록 만족도도 올라갔다. 수입이 8만2500~12만3299달러는 만족도가 84%, 12만3300달러 이상은 89%로 높게 나타났다.

그러나 수입이 많은 데도 돈이 충분하지 않다는 불만은 여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가구당 연 수입이 12만3300달러가 넘는 사람 중에도 생활비가 충분하지 않다거나 겨우 충당하는 정도라고 밝힌 사람이 20% 가까이 됐다. 연구팀의 니킬 센굽타 교수는 "이웃과 수입 차이가 많이 나지 않는 지역에 사는 사람일수록 더 행복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 한국, 소득격차 크고 행복수준 낮아…'행복지수' 27위로 하위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한국은 소득불평등이 심하고, 국민 행복 수준이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OECD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OECD 34개 회원국 중 9번째로 소득불평등이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 기준 한국의 상위 10% 가구가 얻은 평균 소득은 하위 10% 가구의 10.5배에 달했다. OECD 평균은 9.4배다. 빈부 격차가 가장 큰 나라는 멕시코로 28.5배였으며, 가장 작은 나라는 아이슬란드와 덴마크, 슬로베니아로 5.3배였다. 한국보다 빈부 격차가 큰 나라는 ▲칠레 26.5배 ▲미국 15.9배 ▲터키 15.1배 ▲일본 10.7배 등이었다. 미국과 일본의 빈부 격차가 한국보다 큰 점이 눈에 띈다.

소득이 빈곤선(중위소득의 50%) 미만인 인구의 비율(상대적 빈곤율)도 한국은 14.9%로 8번째였다. OECD가 34개 회원국과 브라질, 러시아를 포함한 36개국을 대상으로 주거·소득·건강 등 삶의 질 수준을 ‘행복지수’로 환산한 결과에서도 한국은 27위로 하위권에 그쳤다. 지난해에는 34개국 중 24위였다. 분야별로는 안전(9.1)과 시민참여(7.5), 교육(7.9)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반면 환경(5.3), 건강(4.9), 삶의 만족도(4.2) 등에서 좋지 않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공동체(1.6)와 일과 생활의 균형(5.3) 부문은 각각 34·33위에 불과했다. 각 항목은 10점 만점을 기준으로 했다. 가장 행복한 국가는 호주로, 3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스웨덴이 2위, 캐나다가 3위로 뒤를 이었다. 가장 불행한 국가는 터키로 평가됐다.

◆ 소득 최고 50대, 행복도는 '바닥'

취업자 10명 중 2명은 불안정한 자영업자이고, 상용직 종사자는 4명이 채 안 되는 세대. 대한민국 50대의 ‘현주소’다. 열악한 생활수준과 고용 불안에 발목 잡힌 50대가 한국인의 행복감을 떨어뜨린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현대경제연구원의 ‘세대별 행복도 차이의 배경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연령대별 행복지수(100점 만점 기준) 조사 결과 50대는 36.4점으로 평균(40.4점)을 크게 밑돌았다. 은퇴연령을 넘긴 60대 이상은 제쳐두더라도 월 평균 가처분소득(2011년 기준)이 204만원으로 가장 많은 50대가 이처럼 행복수준이 낮은 이유는 뭘까. 열악한 생활수준이 주범이다. 50대 가구주의 엥겔계수는 14.2로 60세 이상(21.2)에 이어 두번째로 높았다.

반면 삶의 질을 높이는 오락문화비 지출 비중은 3.4%로 60대 이상과 공동 꼴찌였다. 여행 등에 따른 음식숙박비 비중은 8.9%로 60대 이상(7.4%) 다음으로 낮았다. 번 돈을 먹고 사는데 쓰기 바쁜 탓이다. 고용 불안도 50대의 고민이다. 수치상 지난해 고용률은 72.2%로 평균(59.4%)을 훌쩍 넘지만, 실상은 다르다. 정규직 비율이 62.4%로 전체 평균(66.7%)에 못 미친다. 상용직의 비율은 38.4%로 평균(46.2%)과 격차가 크다. 자영업 비중이 전체 연령대에서 가장 높은 21.9%를 차지했기 때문이다. 현대경제연구원 관계자는 “임금 피크제 확산, 정년 연장, 직업훈련을 통해 재취업 등이 지원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 행복한 노후를 위해 꼭 필요한 것은?

행복한 노후를 위해 꼭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1순위는 단연 ‘건강’일 것이다. 하지만 2순위 답은 성별에서 갈렸다. 남성은 배우자를, 여성은 돈을 꼽았다. KDB대우증권 미래설계연구소는 50세 이상, 잔액 1000만원 이상인 고객 98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더니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이 연구소의 ‘시니어 노후준비 실태조사’ 보고서를 보면 은퇴 후 행복한 노후를 위해 꼭 필요한 것에 대해 ▲건강(29%) ▲돈(24%) ▲배우자(20%) ▲취미생활(10%) ▲친구(7%) 순으로 답이 많았다. 남성은 건강(29%), 배우자(23%), 돈(22%) 순이었지만 여성은 건강(28%), 돈(26%), 배우자(16%) 순으로 차이를 보였다.

살아오며 후회스러운 점으로 ‘일과 인간관계’에선 평생 가능한 취미를 못 가진 점(18%)과 자녀와의 대화 부족(13%)을, ‘돈과 삶’에선 저축 부족(16%)과 더 많은 도전을 못한 점(15%), 여행 부족(14%)을, ‘건강관리’에선 치아관리 부실(12%)과 스트레스 해소법을 찾지 못한 점(11%)을 각각 많이 꼽았다. 은퇴 후 하지 않으면 후회할 일에 대해선 ▲건강 관리(43%) ▲해외 여행(16%) ▲취미 활동(13%) 순으로 답이 많았다. 은퇴 후 필요한 금융자산은 5억~10억원(36%), 10억~20억원(25%), 3억~5억원(22%) 순이고 은퇴 후 필요한 월 생활자금의 규모는 200만~300만원(44%), 100만~200만원(27%), 300만~500만원(22%) 순이었다. 반면 노후에 대비한 저축·투자 규모는 월 100만~200만원(38%)이 가장 많았다.

아내가 남편에게 바라는 가사도움으로는 ▲청소(37%) ▲가만히 있어 주는 것(14%) ▲음식물찌꺼기 버리기(12%) ▲빨래(11%) ▲설거지(9%) 순이었다. 남편이 가만히 있어주길 바라는 비율은 소득 수준이 높고 금융 자산이 많을수록 뚜렷했다. 은퇴 이후 같이 살고 싶은 동거인으로는 배우자(87%)가 혼자(6%)보다 압도적으로 많았는데, 혼자 살고 싶다는 응답은 여성(11%)이 남성(3%)의 3배 이상이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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