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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준모의세계시선] 국제화의 양 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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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11-17 21:28:44 수정 : 2014-11-17 23:3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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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우리나라는 중국, 뉴질랜드와 자유무역협정(FTA)을 성사시킴으로써 미국과 유럽연합(EU)을 포함해 세계 3대 경제권 모두와 FTA를 맺게 됐다. 올해 들어 호주, 캐나다 등과 이미 FTA가 체결됐고, 베트남을 비롯한 많은 국가와도 적극적으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중국과의 FTA 성사로 우리나라는 이제 머지않아 세계 최대의 경제영토를 가진 국가로 등극하게 될 것이다. FTA가 상품의 자유왕래를 위한 것이라면 여권은 사람의 자유왕래를 위한 장치이다. 한국 여권은 사전에 별도의 입국허가 신청(VISA)을 하지 않아도 세계 172개국을 방문할 수 있도록 보장돼 있다. 이 역시 미국·영국·프랑스·이탈리아·덴마크·일본 등 소위 선진국과 대등한 수준이니 우리나라의 국제화 수준은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이다.

우준모 선문대 교수·국제 정치학
국제화 시대에는 지식과 정보의 자유로운 흐름도 상품과 사람의 자유왕래만큼 중요하다. 우리나라가 단군신화를 정점으로 하는 한겨레 의식을 내려놓고 다문화 사회로의 변화를 모색하며 외국어와 외국문화에 대한 이해 교육과 국제적인 교류 활성화에 박차를 가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특히 지식과 정보는 교육의 국제화와 연관되는 분야로 초·중·고 및 대학의 국제화 교육이 이를 담당한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는 대학평가 기준의 척도로 국제화 부문을 별도 항목으로 상정하고 적극적인 장려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런데 국제화를 무한 경쟁과 국익 실현의 장(場)으로만 여겨서는 안 된다. 우리나라는 대외교역을 통해 압축적 경제성장을 이뤄왔다. 그러니 FTA를 확대하고 비자면제 협정 대상국을 늘리며, 국제화 교육을 시켜 대외 경쟁력을 강화해가는 것은 바람직할 뿐만 아니라 불가피한 일이다. 그러나 세계는 경쟁 대상이면서 동시에 함께 살아야할 동반자이기도 하다.

이러한 맥락에서 유네스코(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 한국위원회의 활동과 노력은 주목할 만하다. 원래 유네스코는 교육·과학·문화 등 지적 활동 분야에서의 국제협력을 촉진함으로써 세계평화와 인류발전을 증진하기 위해 만들어진 유엔전문기구이다. 따라서 유네스코는 국제화를 경쟁적 측면으로만 바라보지 않고 사람과 문화, 그리고 자연에 이르기까지 공생(共生)적 대상으로 삼아 함께 발전해 나가도록 인식을 확장시켜준다. 유네스코 한국위원회는 국제화 시대의 세계시민의식 함양과 저개발 국가에 대한 교육보급을 위해 적극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다.

2012년 9월 제67차 유엔 총회에서 반기문 사무총장은 글로벌 교육우선 구상(GEFI)을 제안하고 첫째, 모든 어린이의 취학, 둘째 교육의 질 제고, 셋째 글로벌 시민의식 함양을 3대 역점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지난 9월 박근혜 대통령이 유엔 총회에 참석해 교육의 힘으로 국가발전을 이룩한 경험과 노하우를 저개발 국가에 전수하고 확산시켜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우리나라의 국제화 노력이 FTA 경제영토의 확장에만 몰두하지 않고 저개발 국가에 대한 교육지원을 통해 발전경험을 세계에 보급하는 국격 높은 사업으로도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우준모 선문대 교수·국제 정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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