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준모 선문대 교수·국제 정치학 |
그런데 국제화를 무한 경쟁과 국익 실현의 장(場)으로만 여겨서는 안 된다. 우리나라는 대외교역을 통해 압축적 경제성장을 이뤄왔다. 그러니 FTA를 확대하고 비자면제 협정 대상국을 늘리며, 국제화 교육을 시켜 대외 경쟁력을 강화해가는 것은 바람직할 뿐만 아니라 불가피한 일이다. 그러나 세계는 경쟁 대상이면서 동시에 함께 살아야할 동반자이기도 하다.
이러한 맥락에서 유네스코(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 한국위원회의 활동과 노력은 주목할 만하다. 원래 유네스코는 교육·과학·문화 등 지적 활동 분야에서의 국제협력을 촉진함으로써 세계평화와 인류발전을 증진하기 위해 만들어진 유엔전문기구이다. 따라서 유네스코는 국제화를 경쟁적 측면으로만 바라보지 않고 사람과 문화, 그리고 자연에 이르기까지 공생(共生)적 대상으로 삼아 함께 발전해 나가도록 인식을 확장시켜준다. 유네스코 한국위원회는 국제화 시대의 세계시민의식 함양과 저개발 국가에 대한 교육보급을 위해 적극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다.
2012년 9월 제67차 유엔 총회에서 반기문 사무총장은 글로벌 교육우선 구상(GEFI)을 제안하고 첫째, 모든 어린이의 취학, 둘째 교육의 질 제고, 셋째 글로벌 시민의식 함양을 3대 역점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지난 9월 박근혜 대통령이 유엔 총회에 참석해 교육의 힘으로 국가발전을 이룩한 경험과 노하우를 저개발 국가에 전수하고 확산시켜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우리나라의 국제화 노력이 FTA 경제영토의 확장에만 몰두하지 않고 저개발 국가에 대한 교육지원을 통해 발전경험을 세계에 보급하는 국격 높은 사업으로도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우준모 선문대 교수·국제 정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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